파월, 정책 기조 변화 시사 … 금리 인하 가능성 열어뉴욕 3대 지수 일제히 상승 …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급등 … 원·달러 환율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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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례 세계 중앙은행장 모임인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들썩였다.미국에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급등했으며, 채권시장도 강세로 전환했다. 또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암호화폐(가상자산)도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이 파월 의장의 '깜짝 발언'에 환호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 약세 영향으로 야간장에서 급락하기도 했다.2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경제 정상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파월 의장은 이날 "올해 노동력 향상은 불법 이민 단속으로 인해 상당히 둔화했고, 최근 몇 달 동안 노동 참여율은 소폭 하락했다"라며 "현재 정책이 제한적인 영역에 있고,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이 변화하고 있어 정책 기조를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그는 또한 "실업률과 기타 노동시장 지표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정책 입장 변화를 고려하며 신중히 나아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이는 그동안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춰 온 연준이 앞으로는 고용 시장 둔화 위험에 더 무게를 두는 쪽으로 정책 기조 전환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분석된다.이는 또한 사실상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매체들도 "파월이 고용 시장 우려를 강조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라고 보도했다.미국 주식시장은 환호로 화답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이날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발언 이후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46.24포인트(1.89%) 오른 4만5631.74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다우 지수는 지난해 12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6거래일 만에 반등해 전장보다 96.74포인트(1.52%) 오른 6466.9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거래일 만에 상승해 전장보다 396.22포인트(1.88%) 오른 2만1496.54에 각각 마감했다.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1.72% 오른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0.59%), 애플(1.27%), 아마존(3.10%), 메타(2.12%), 브로드컴(1.52%), 구글 모회사 알파벳(3.17%), 테슬라(6.22%) 등 대다수가 오름세를 보였다.채권시장도 들썩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의 4.33% 수준에서 이날 4.25%로 약 0.1%포인트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전날보다 0.1%포인트 내린 3.69%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암호화폐도 일제히 급등했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주식이나 가상자산와 같은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투자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파월 의장의 발표 직후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2% 이상 급등해 11만7000달러를 웃돌았다. 시총 2위 이더리움은 14% 이상 폭등한 4819달러에 거래, 사상 최고치(4891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면서 국내 외환시장도 영향을 받았다.파월 의장 발언 이후 원·달러 환율은 달러 약세 영향으로 야간장에서 급락했다. 지난 2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1383.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1일 오후 종가 대비 14.9원 하락한 수준으로, 전날 종가(1393.2원)보다도 9.7원 내렸다.실제 9월 금리 인하 기대로 달러값은 떨어졌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주요 6개국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전일 대비 1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97선 후반대로 미끄러졌다.한편 파월 의장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하며 파월 의장에 대한 해임까지 언급한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이날 파월 의장은 "연준의 독립성은 중요하다"라며 "연준 위원들은 오로지 경제 전망과 위험 균형에 미치는 데이터와 그 영향을 평가한 결과에 따라 이러한 결정을 내릴 것이고, 이러한 접근 방식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