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기계장비·산업재·유틸리티 지수, 수익률 최상위권 석권개별 호재도 산재 … 고점 부담 우려에도 상승 랠리 지속매크로 변수에 둔감·탄탄한 실적 … “추가 상승 여력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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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끈 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 관련 종목들이 고점 부담 우려에도 여전히 주도주로 자리를 꿰차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주춤하는 가운데, 이들 업종은 매크로 변수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데다 실적도 탄탄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7월 4일~8월 6일)간 조·방·원 관련주들이 포함된 ‘KRX 기계장비’ 지수는 12.93%나 급등했다. 이는 코스피(2.63%)·코스닥(1.28%)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 지수 중 1위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8억6371만주, 60조3084억원으로 집계됐다.같은 기간 주요 조선·방산 종목 중심의 ‘KRX 300 산업재’ 지수는 7.90% 상승하며 전체 2위에 올랐고 원전주 등이 담긴 ‘KRX 유틸리티’ 지수의 수익률은 3.19%로 6위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각각 13억6646만주, 1억4986만주, 거래대금은 95조5338억원, 5조6283억원으로 나타났다.종목별로 살펴보면 조선주 가운데 ▲HJ중공업(52.81%) ▲한화오션(48.31%) ▲삼성중공업(20.32%) 등의 상승 폭이 컸으며 지난 1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대한조선은 전날까지 115.4% 폭등했다. 방산주 중에서는 ▲LIG넥스원(16.86%) ▲한화에어로스페이스(14.57%) ▲풍산(9.08%) 등이 오름세를 보였고 원전주는 ▲SNT에너지(39.18%) ▲비에이치아이(14.86%) ▲두산에너빌리티(7.11%) 등이 동반 상승했다.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조·방·원 관련 종목들이 수익률 상위 5개 종목 중 3개를 차지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원자력SMR’은 이 기간 24.89%나 급등하면서 전체 989개 종목 중 1위를,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조선TOP10(23.93%)’과 ‘SOL 조선TOP3플러스(23.45%)’이 각각 3, 4위를 기록했다.이들 업종은 지난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끈 주역이다. 당시 거듭된 급등세로 고점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하반기에도 고공행진 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도 이들 업종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특히 최근 국내 증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실적 장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업종은 매크로 변수에 비교적 둔감한 데다 탄탄한 실적도 갖추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당분간 업종 전반 강세를 기대하기 어려워져 개별 종목 중심의 선별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매크로에 관계없이 실적이 탄탄한 조선, 유틸리티, 방산 등의 업종이 관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먼저 조선주들은 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 타결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미국에 약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는데, 이 중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우리 측 협상단이 제시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도 무역 협상 타결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종 협력 펀드로 인한 가장 직관적인 수혜는 정책금융 지원으로 한화가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비롯해 미국의 현지 조선소들은 시설의 노후화로 인한 대규모 CAPEX(설비투자)가 절실한데, 이에 대한 국책은행의 지원으로 조선소 현대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며 “산업의 시총 규모에 비해 매우 큰 펀드가 결성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존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결과며 추후 해당 펀드의 세부 구성에 따라 일부 의견에 조정은 발생할 수 있으나, 분명한 점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사이클 산업과는 궤를 달리하는 구간에 진입해 있고 아직 어떤 놀라운 일들이 더 벌어질 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방산주들의 경우 최근 EU(유럽연합), 중동 등 각국의 국방비 지출 확대 흐름에 따라 국내 기업 수출 확대 기대감이 작용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EU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고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위비 압박으로 재무장에 나섰다. 특히 노후 장비의 현대화 수요가 커지고 부족한 군수 재고를 보충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하면서 방산 기업의 수주가 늘어나는 추세다.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독일은 2029년까지 연간 국방비를 1620억유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주변 유럽 국가들도 이 같은 국방비 지출 확대 흐름과 궤를 함께 할 것”이라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구조로 주변 국가들의 방위비·유럽의 국방비 지출 확대 기조는 방산 기업들의 수출 모멘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원전주들은 테슬라·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의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원전 산업 재건을 위해 SMR과 대형원전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데, SMR·대형원전 모두 빠른 실행이 가능한 지점을 전면에 배치하고 그 외 영역은 제도 개편과 기반 정비를 병행하며 중장기적으로 가는 이중 구조”라며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실제 착공이 임박한 3.5세대 SMR의 진행 과정과 수주 일정이 가시화되고 있는 미국의 대형원전 유럽 수출”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