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관세 부과 혼선에 금값 요동 "불확실성 확대, 믿을 건 안전자산" … 금 상품 수익률도 상승세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온스당 4000달러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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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금괴 관세 부과' 혼선으로 금값이 요동친 가운데 미국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값 강세에 무게가 쏠린다.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시장은 투자 대안으로 안전자산인 금 관련 상장지수상품(ETP) 상품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1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뉴욕선물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지난 8일(현지시각) 장중 3534달러선(2.3%)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파이낸셜타임스에서 미 세관국경보호국이 1kg 금괴도 관세부과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보도한 데 따른 여파다.

    미국 정부가 금에도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앞으로 금값이 치솟을 수 있다는 투자자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그동안 1kg짜리 골드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다만 백악관이 진화에 나서면서 금값은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전일 대비 1.09% 오른 온스당 349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세 여파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정책에 따른 불안감 중동 정세 악화 가능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 7월 미국 고용지표 악화로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90% 이상으로 높아졌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에 대한 관세 부과는 품목 관세보다 국가 간 대응에 따른 상호관세에 가깝고 이조차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최근 부진한 고용지표에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점이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 투자상품의 수익률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8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한 달 동안 뉴욕상품거래소(COMEX)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 ETF'(6.00%%), 'TIGER KRX금현물 ETF'(4.72%), 'ACE KRX금현물 ETF'(4.62%), 'KODEX 금액티브 ETF'(5.17%)는 상승했다. 

    이밖에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12.31%)도 급등하는 등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 ETN(H)'(7.43%), 'N2 레버리지 금 선물 ETN(H)'(6.76%), 'KB 레버리지 금 선물 ETN(H)'(8.34%), '메리츠 레버리지 금 선물 TFN(H)'(7.75%) 등 금 선물 관련 상장지수증권(ETN)도 급등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방향성이 불확실하고 대내외 이벤트가 산재된 현시점에는 변동성 완화와 리스크 관리 목적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며 "금이 유의미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안정성을 중시한 접근인 만큼 현물 기반 투자가 적합하다"며 "달러 약세 흐름이 전망돼 환헤지보다 환노출 구조의 국내 상장 금 ETF를 활용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추가적인 금값 상승을 점치고 있다. 통상 금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저금리 환경에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 평가된다.

    제너메탈의 피터 그랜트 수석 전략가는 "부진한 고용 지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뒷받침한다"면서 "향후에도 미국 경제 지표가 계속 부진하다면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고, 이는 금값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중앙은행의 금 수요 등이 금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금값이 40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