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내달 17일부터 프리미엄석 운영이코노미와 비즈니스 중간단계 수요 반영고객 니즈 부합, 항공사 수익성 강화 '윈윈'
  • ▲ 대한항공 프리미엄석 Chat GPT로 합성한 모습.
    ▲ 대한항공 프리미엄석 Chat GPT로 합성한 모습.
    항공업계에서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의 중간 개념인 ‘프리미엄석’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이코노미석은 불편하고 비즈니스석은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여기는 고객들의 수요를 반영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프레스티지석과 일반석의 중간 클래스인 프리미엄석을 도입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내달 17일 인천~싱가포르 노선부터 프리미엄석이 설치된 항공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기단 현대화와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3000억원을 투자해 보잉 777-300ER 항공기 11대를 순차적으로 업그레이드한다. 일등석을 없애고 비즈니스석을 56석에서 40석으로 줄이면서 프리미엄석을 40석 배치한다. 

    일반석보다 약 1.5배 넓은 면적을 제공하며, 좌석 간격은 39~41인치(약 1m)로 해외 주요 항공사들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 간격보다 여유롭다. 다리 및 발 받침대가 있으며, 좌석 등받이는 130도까지 젖힐 수 있다. 

    프리미엄석 승객들은 탑승 수속과 수하물 위탁 시 일반석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각 공항의 모닝캄 카운터를 이용할 수 있으며, 수하물은 프레스티지석 승객들과 동일하게 우선 처리된다. 항공기 탑승 순서도 우수회원(Sky Priority) 기준으로 적용돼 빠른 탑승이 가능하다.
  • ▲ 티웨이항공이 운영 중인 수퍼 프리미엄 좌석 모습. ⓒ티웨이항공
    ▲ 티웨이항공이 운영 중인 수퍼 프리미엄 좌석 모습. ⓒ티웨이항공
    대한항공은 프리미엄석 운임을 보통 일반석 정상 운임 대비 110% 수준으로 책정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이코노미 티켓을 구입할 때 할인받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는 통상적인 일반석 할인 금액의 1.5배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반석 가격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프리미엄석 가격을 특정하기가 어렵다”면서 “할인되지 않은 일반석 요금에서 10% 정도 비싸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항공사들도 명칭만 다를 뿐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 사이 등급의 좌석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7년 4월, A350 기종 15대에 ‘이코노미 스마티움’ 좌석 36석을 마련했다. 

    이코노미 좌석 간 앞뒤 간격은 32~33인치이지만 이코노미 스마티움 좌석은 36인치로 넓힌 게 특징이다. 다만 이코노미 스마티움 좌석과 일반석 좌석의 크기는 같아 해당 좌석이 비즈니스보다는 이코노미에 가깝다는 반응도 있다. 

    제주항공도 2017년 7월부터 ‘비즈니스 라이트’ 좌석을 도입했으며, 737-8 2대와 737-800 4대 등 총 6대에서 운영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2월부터 ‘777-300ER’ 항공기에서 ‘수퍼 프리미엄’ 좌석을 운영 중이다. 해당 항공기의 좌석은 294석이며, ▲비즈니스 프리미엄(일등석) 6석 ▲비즈니스 53석 ▲수퍼 프리미엄 34석 ▲이코노미 201석으로 구성됐다. 
  • ▲ 에어프레미아의 와이드 프리미엄 좌석 모습. ⓒ에어프레미아
    ▲ 에어프레미아의 와이드 프리미엄 좌석 모습. ⓒ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는 2021년 8월, ‘프레미아 42’의 이름을 사용했다가 지난해 국제적인 통용 명칭인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바꿨다. 이후 지난달부터 ‘와이드 프리미엄’으로 변경했다. 

    와이드 프리미엄 좌석 간격은 42~46인치이며, 명칭을 통해 고객들에게 해당 좌석의 차별화된 가치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항공사들이 프리미엄석을 도입하려는 배경으로는 수익성 극대화가 꼽힌다. 

    일반석은 불편하고 비즈니스석은 가격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의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은 높은 가격으로 인해 이코노미보다 수요가 불규칙한 점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델타항공의 경우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매출은 10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반면, 일반석 매출은 4% 감소했으며, 2027년에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매출 비중이 일반석을 추월할 것으로 점쳐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약간의 비용을 더 들여 쾌적한 좌석에 탑승할 수 있고, 항공사는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차별화를 두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