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자본비율 제고, 동양생명은 위로금·과징금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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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그룹이 계열사 보유 골프장을 일제히 매물로 내놓으며 현금 확보에 나섰다. 이번 매각전은 자본비율 제고에 나선 우리은행과 비용 부담에 시달리는 동양생명이 서로 다른 이유로 부동산 처분에 나섰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우리은행, 임직원 골프연습장 매각 … CET1 비율 제고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경기 광주 도척면에 위치한 임직원 전용 골프연습장을 매각한다.

    토지 규모는 25만7496㎡(약 7만7893평)로, 입찰가는 275억원이다. 매각 대금은 처분이익으로 반영돼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즉시 기여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12.76%로 집계됐다. 이는 KB금융(13.67%), 신한금융(13.27%) 등 주요 경쟁 지주 대비 낮은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매각 외에도 영통금융센터·목동남지점 등 18건(총 1684억원) 유휴 부동산을 처분 중이며, 안성 연수원과 명동 디지털타워까지 매각할 경우 자본여력은 7000억원 이상 불어날 수 있다. 금융당국이 동양·ABL생명 편입 조건으로 유휴 부동산 매각을 요구한 만큼, 이번 조치는 그룹 차원의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동양생명, 골프장 2곳 매각 논의 … 위로금·과징금 부담

    우리금융이 자회사로 편입한 동양생명은 골프장 매각이 자본 확충보다는 비용 충당 목적에 가깝다. 동양생명은 보유 중인 파인크리크CC(장부가 1604억원)와 파인밸리CC(583억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매각 과정에서 직원들이 요구하는 위로금만 1인당 최대 1억1196만원, 총 1021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동양생명은 최근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에 고객 정보를 무단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금융당국으로부터 최대 1500억원 규모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상반기 순이익(868억원)의 두 배 수준으로,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비용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매각은 ‘형님’ 격인 우리은행이 자본여력을 넓히는 실익을 챙기는 반면, ‘아우’ 동양생명은 위로금·과징금 부담으로 오히려 현금 유출에 직면하는 대조적 그림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CET1 비율을 13%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자산 매각을 서두르고 있지만, 동양생명은 매각이 오히려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우리금융의 재무 건전성 관리에서 동양생명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