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 사업 인도 기업에 매각해외법인 정리… 전장·오디오 본격 성과올해 이익 1.5조 전망 … "본궤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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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S에 하만 부스 전경 ⓒ뉴데일리DB
삼성에 인수된지 9년차를 맞은 하만(Harman)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이어나가고 있다. 삼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오디오·전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 덕에 조(兆) 단위 사업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하만인터내셔널은 시스템통합(SI) 사업을 담당하는 DTS사업부를 인도 IT 기업인 위프로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3억 7500만 달러(약 5200억 원)이다.계약에 따라 하만은 미국·유럽·아시아 등 18개 거점과 여기에 속한 인력 5600여 명을 위프로에 넘겨주게 된다. 인수 작업은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SI사업은 하만이 삼성에 인수되기 전부터 이어오던 분야지만 핵심 사업인 오디오와 전장사업에 집중키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 2016년 11월 하만 인수를 선언한 후 이듬해 공식적으로 삼성 자회사로 편입된 하만은 이후 삼성과 중복되는 해외 거점이나 자회사들을 정리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올해로 삼성 품에 안긴지 만 8년을 넘긴 하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후 이뤄진 첫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주목받았다. 하만 인수에 앞서 삼성이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내부에 전장사업부를 신설해 신사업 육성에 나섰지만 이후 하만 인수를 기점으로 전장사업이 본격화됐다.삼성과의 합작으로 디지털화된 자동화 운전공간인 '디지털 콕핏'과 차량용 오디오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20년 경에는 전기차 캐즘과 맞물려 전장사업 전반의 성장이 정체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다시 분위기가 되살아나면서 삼성에서도 하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선 하만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삼성의 의중이 잘 드러나기도 했다. 기존 삼성전자 내 전장사업팀을 '하만협력팀'으로 바꾸고 미래형 모빌리티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해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전통적인 오디오 명가로서의 하만 입지도 더 굳어지고 있다. 삼성이 지난 5월 하만 인수 이후 최대 빅딜로 꼽히는 미국 마시모(Masimo) 사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 5000만 달러(약 5000억 원)에 인수하면서 하만이 전장 및 오디오 전문 기업으로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실적 측면으로도 삼성의 '믿는구석'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7년 인수 직후 하만 영업이익은 574억 원으로 인수 전 대비 급격히 쪼그라들며 적응기를 크게 거쳤는데 이후 실적 회복세를 이어오면서 안정적으로 삼성의 미래 사업 기반을 닦았다. 전기차 시장 캐즘으로 2020년 영업이익이 인수 직후 수준으로 감소하기도 했지만 다시 회복에 성공해 이제는 조 단위 사업으로 안정화됐다.올 들어 하만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게 진행 중이다. 이미 상반기에만 8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연간 기준으론 1조 3000억 원대 이익을 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앞선 2년 동안에도 연간 1조 원대 영업이익을 내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올해 실적이 하만 역사 상 최대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유일하게 남아있던 비주력 사업인 SI까지 매각하고 프리미엄 오디오 분야에서 대규모 인수까지 이뤄지면서 내년 이후엔 삼성전자 내에서 가전이나 TV, 디스플레이 사업보다 더 안정적으로 실적을 견인할 주력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하만이 내년 연간 기준으로는 1조 8000억 원 안팎의 이익을 내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