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한 달간 25%대 급감 … ‘박스피’ 횡보 영향CMA·RP·MMF 등 대기성 자금 줄감소 … 국장 이탈 가속화해외 증시 결제액 2.6억달러 증가 … 금·가상자산에도 발길노란봉투법, 상법, 미국 관세 등 정책 리스크 대기자금 이탈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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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tGPT 생성.
길어지는 박스피 장세와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증시 대기자금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대기자금이 줄면 돈이 증시로 이동하면서 거래대금은 증가해야 하는 데 실상은 정반대다.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대기자금이 해외주식, 대체 자산 등으로 발길을 돌린 영향이다.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달(8월 1일~9월 2일)간 국내 증시 양대 시장 거래대금은 337조69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1일~8월 1일의 453조9924억원보다 25.62%나 급감한 수준이다. 국내 상장 주식 회전율도 지난달 19.05%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같은 기간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각각 2.25%, 1.40% 하락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노란봉투법·상법 개정안·세제 개편안 등 국내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개인(-156억원), 외국인(-1조3317억원), 기관(-6241억원) 모두 국내 증시 탈출 러시가 이어졌다.다만, 증시 대기성 자금들도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1일 기준으로 집계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91조9957억원이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달 22일(93조4174억원) 대비 1.52% 감소했다. CMA는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투자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또 다른 증시 대기 자금으로 꼽히는 환매조건부채권(RP)과 머니마켓펀드(MMF)도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국내 증권사의 대고객 RP 매도 잔고는 1일 기준 99조9812억원으로 지난달 22일(100조2038억원)보다 0.22% 감소했고 MMF 잔액은 229조6366억원에서 225조8876억원으로 1.63% 줄었다.투자자들은 해외 증시로 발길을 옮겼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최근 1달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521억7013만달러(한화 약 72조8399억원)로 지난 7월 1일~8월 2일(519억525만달러·약 72조4701억원)보다 0.51%(2억6488만달러) 증가했다. 해외주식 보관금액도 1871억7407만달러(약 261조3324억원)에서 1966억4016만달러(약 274조5490억원)로 5.06%(94억6609만달러) 늘었다.국가별 보관금액 증감률을 살펴보면 미국 시장은 이 기간 1273억9479만달러(약 177조7667억원)에서 1336억5696만달러(약 186조5049억원)으로 4.92% 늘었고 ▲대만(2106.55%) ▲중국(16.26%) ▲스페인(12.80%) ▲이스라엘(9.97%) ▲프랑스(8.99%) ▲홍콩(5.57%) 등도 급증세를 맞았다.또한 금, 암호화폐 등 대체 자산으로도 대규모 ‘머니무브’ 현상이 발생했다.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2일 기준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57만5974g, 904억607만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약 한 달 전인 지난 8월 4일(17만8326g·266억9086만원) 대비 222.99%, 238.72%나 급증한 수준이다.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거래량은 한 달 동안 16억3327만달러(약 2조2779억원)에서 22억2642만달러(약 3조1052억원)로 36.32% 늘었다.업계 관계자는 “횡보장에서 투자자들이 투자처를 옮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신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감과 미국발(發)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부진하자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시장에서는 9월 국내 증시가 당분간 횡보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9월은 계절적 비성수기인 데다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산재해 있어서다.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며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불확실성, 관세 영향 등 거시경제 우려 등이 코스피지수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국내 증시에는 계절성이 작용할 수 있는데, 매년 이때는 매크로와 수급 환경이 증시를 부양할 만큼 강하지 않았다”며 “잭슨홀, 추석 등으로 인해 경계심이 높아져 포트폴리오 방어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에 시장 전체보다 개별 종목으로 대응하는게 유리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