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성과급 기준 확정 후 삼성 노조도 투쟁 예고D램 1위 뺏긴데다 우수 인재까지 내줄 위기 … 경계감 ↑조율돼도 관건은 결국 실적 … "HBM 성공 여부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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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내부 전경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성과급 기준을 상향한데 이어 삼성전자 노조까지 성과급 기준안 개선을 최고경영진에 요구하고 나서면서 반도체업계 성과급 이슈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삼성도 개선된 성과급 지급안을 연내 확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SK하이닉스 노사가 '2025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통해 회사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경쟁사인 삼성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SK하이닉스가 이번 협상으로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성과급 재원 기준을 투명화하는데 성공하자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움직였다. 삼성전자 노조(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이재용 회장을 포함해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과 노태문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 직무대행(사장) 등 최고경영진에게 성과급 제도 개정을 공개 요구하고 나서면서 반도체업계 성과급 이슈가 다시 일파만파하는 모습이다.하지만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가 성과급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만 집중하는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에서만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스템LSI 등 종합반도체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고 DS부문 외에 가전과 스마트폰, 전장 등 DX사업까지 영위하고 있어 단순히 SK하이닉스 성과급 기준안 모델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한계에 부딪힌다.삼성전자는 현재 EVA(경제적 부가가치)를 기반으로 성과급(OPI 기준)을 책정하고 있다. 이 EVA는 영업이익에서 투입된 자본 비용과 세금들을 제한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의 기존 성과급 체계와는 큰 차이를 나타낸다. 삼성 반도체가 단순히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를 의미하는 영업이익을 성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자본 효율성이나 투자 회수까지 감안한 수치를 해당 기간의 최종적인 성과로 보고 이를 구성원들과 나눈다는 철학이 반영됐다.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는 방안을 확정하면서 삼성에서도 기존의 EVA 기준에서 영업이익 연동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안에 대해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내부적으로 '성과급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성과급 재원 출처를 손볼 가능성이 제기되긴 하지만 경영진 입장에선 직원에 더불어 투자자들까지 고려해 선정한 기존 성과급 책정 방식을 다소 급진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그렇다고 업계의 변화된 분위기를 무시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인재들을 흡수하는 양대산맥으로 양사가 서로 인재를 뺏고 뺏기는 관계를 형성해왔다. 가뜩이나 AI(인공지능) 시대 핵심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으로 메모리 시장 선두를 뺏긴 삼성전자가 성과급 제도 때문에 인재까지 경쟁사에 내주기엔 뼈 아플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삼성은 현재 내부적으로 성과급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결과가 언제쯤 확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선 이번에 SK하이닉스 노사가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극적 타결에 성공하면서 삼성도 걸음을 재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TF를 통해 새로운 성과급 기준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온데다 SK하이닉스까지 불을 붙이면서 늦어도 연내엔 삼성에도 새로운 성과급 기준안이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다만 삼성이 SK하이닉스에 버금가는 새로운 성과급 기준안을 제시한다고 해도 결국 주춤해진 실적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AI 반도체 시대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HBM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성과급 제도를 손 본 의미를 크게 얻기 힘들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이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상반기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냈지만 하반기에 반등에 나서면서 연간 기준으로 6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DS부문에서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사 기준으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31조 5000억 원 수준이다.새로운 성과급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사 기준으로 40조 원 안팎까지 커질 가능성이 제시된다. 올해 추정치보다 약 30% 가까이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DS부문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에 대해선 추정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HBM 성공 여부에 따라 큰 폭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어 성과급 기준 개선에 대한 요구 또한 더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