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하이닉스 탤런트' 접수 시작상한없는 성과급 결정 이후 첫 채용문삼성 비롯 장비·소재업계 인재 흡수 기대
  • ▲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자 모습 ⓒ삼성전자
    ▲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자 모습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는 임금협상안을 통과시킨 이후 처음 진행하는 경력직 공개채용(이하 경력 공채)에서 인재 흡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해 반도체 설계·장비업계에서도 SK하이닉스 경력 공채에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 대거 나타나고 있다.

    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월간 하이닉스 탤런트' 제도를 통해 9월 경력 채용 접수를 진행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경력 공채 제도를 '월간 하이닉스 탤런트' 제도를 통해 매달 경력직을 모집하는 형태로 전환했다.

    이번 9월 경력 공채는 SK하이닉스가 성과급 기준안을 새롭게 변경한 직후 열리는 첫 모집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남다르다. 이미 지난해부터 역대급 성과급이 예고된 상황에다 이날 SK하이닉스 노조가 사측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한 '2025 임금교섭안'을 최종 통과시키면서 상한선 없는 성과급을 지급 받을 가능성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1일 한 해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성과급 금액을 산정하는 내용을 담은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영업이익의 10% 중 80%는 당해연도에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10%씩 이연지급하는 방식에 최종 합의하면서 임직원 1인당 평균 1억 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승승장구하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에서 성과가 높아질수록 올해 이후엔 더 큰 규모의 성과급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이 36조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더불어 내년(2026년)과 내후년(2027년)에는 각각 39조 원, 40조 원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엔 외국계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성장 전망도 제시됐다. 맥쿼리는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44조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는 동시에 내년에는 69조 원에 가까운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2년 뒤인 2027년에는 90조 원대 이익까지 점치고 있어 업계와 시장을 놀라게 했다.

    투명성 높은 새로운 성과급 기준안이 마련되고 향후 실적까지 장밋빛으로 전망되면서 반도체업계 인재들의 시선도 SK하이닉스를 향하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삼성전자 직원들 입장에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처우나 성과급에서 SK하이닉스를 앞서던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면서 이직을 시도하는 경우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설계나 장비업계 인재들도 SK하이닉스 경력 채용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보인다. 이미 블라인드 등 반도체업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SK하이닉스 경력 채용 관련한 정보를 묻고 답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고 반도체 분야 경력자 뿐만 아니라 장비나 소재 등 다양한 관련 분야 종사자들에게 문을 대폭 열어놓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전해지면서 올 하반기 월간 하이닉스 탤런트 지원이 문전성시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확실한 보상 체계를 갖추고 사업적으로도 성장곡선을 이어오며 국내 반도체업계 인재를 흡수하는 블랙홀로 완전히 자리잡으면서 인재를 뺏길 처지에 놓인 삼성전자도 보상안 개편을 두고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상반기부터 성과급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보상 체계 재편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지 오래인데, SK하이닉스가 파격적으로 성과급 상한 기준을 없애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반도체업계에선 삼성이 올 하반기 본격화되는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인재 잡기에 적극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