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 발표20년간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492%↑, 청년 1.8%↓세대 간 일자리 경합 격화… 청년 진입 장벽 높아져임금·근속·복지 격차도 확대… "맞춤형 유연안정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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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여 년간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임금 등 근로조건 격차가 심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진입장벽이 높은 대기업 정규직의 경우 고령자 고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가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간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은 492.6% 증가한 반면 청년 고용은 1.8% 감소했다.

    고령자 고용 비중은 2.9%에서 9.3%로 6.4%포인트(p) 늘어난 반면, 청년 고용 비중은 13.7%에서 7.3%로 6.4%p 줄어 고용 비중이 역전됐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노조가 있는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은 2004년 대비 777.0% 증가했지만, 청년 고용은 1.8% 감소했다. 고령자 고용 비중은 2004년 2.7%에서 2024년 10.7%로 8.0%p 증가해 청년 고용 비중을 넘어섰다.

    경총은 이러한 고용 구조 변화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등 여타 부문 간 근로조건 격차 심화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정규직 대비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은 50% 중후반대에 머물렀고, 평균 근속연수도 대기업 정규직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46.8% 수준에 그쳤다. 사회보험 가입률과 퇴직급여·상여금 수혜율 역시 대기업 정규직이 100%에 육박한 반면, 여타 부문은 65~76%에 불과했다.

    또한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근속연수는 같은 기간 10.40년에서 12.14년으로 늘었지만, 신규채용률을 보여주는 근속 1년 미만자 비중은 9.6%에서 6.5%로 줄어 진입장벽이 더 높아졌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율도 추세적으로 하락했다. 지난 20여 년간 대기업 정규직 고용은 83.6% 증가했지만,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 고용은 48.0% 증가에 그쳤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노동법제와 사회안전망으로 두텁게 보호받는 약 12%의 대기업 정규직과 보호 수준이 낮은 약 88%의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으로 나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청년에게 좌절감을 안기고, 기업에는 활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은 급격히 늘어난 반면 청년 고용 위축된 현상은 정년 60세 법제화로 대기업 정규직 내 세대 간 일자리 경합이 더욱 치열해진 결과”라고 덧붙였다. 

    그는 “노동시장 경직성이 높은 대기업 정규직은 유연성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높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은 사회안전망을 대폭 강화하는 맞춤형 유연안정성 제고 정책을 통해 지금의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포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노동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작년 전체 임금근로자 2214만명 중 대기업 정규직은 264만3000명(11.9%)에 불과했으며,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은 1950만1000명(88.1%)에 달했다.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근속연수는 12.14년으로 길었지만, 신규채용률을 보여주는 근속 1년 미만자 비중은 6.5%에 불과해 높은 진입장벽을 드러냈다.

    대기업 정규직 대비 여타 부문의 월 임금총액은 57.9% 수준에 머물렀고, 평균 근속연수 역시 46.8%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사회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가입률과 퇴직급여·상여금 수혜율도 대기업 정규직은 100%에 육박한 반면, 여타 부문은 65~76%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