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노조원 자녀 우선 채용 논란 공개 비판KGM 노조, '아빠·아들 트레이드' 추진하려다 백지화과거 현대차·기아도 논란… 균등 취업 기회 정면충돌
  • ▲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지난 6월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지난 6월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내 한 완성차 업체의 '노동조합 자녀 특별채용' 논란을 두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과거 일부 기업에서 존재했던 노조의 '고용세습'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업계에선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는 노조원 자녀 우선 채용이 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이재명 대통령은 노조의 소위 '고용세습'을 작심 비판했다. 앞서 최근 노사 간 상생과 존중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데 이어 일부 노동조합의 자녀 우선 채용권 문제를 정면으로 질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노조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극히 일부의 사례라고 믿지만, 최근 노동조합원의 자녀에게 우선 채용권을 부여하려고 한 것을 두고 논란이 됐다는 보도를 봤다"라며 "불공정의 대명사"라고 꼬집었다. 

    이어 "임금체불이나 소홀한 안전 관리 등이 없어야 하는 것처럼 이런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노동자 측의 과도한 주장도 자제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KG 모빌리티(이하 KGM) 노조에서 추진하려다 백지화된 '2025 기술직 트레이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KGM 노조는 최근 1968년 이후 출생한 만 57세 이하 기술직 직원이 자진 퇴사하면 이 직원의 자녀가 같은 직군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채용안을 회사에 제안했다. 부모나 자녀가 신청하면 서류, 면접, 신체검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를 두고 회사 안팎에서 반발이 나왔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내부 판단이 나오면서 KGM 측은 노조에 해당 방안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통보, 전면 보류됐다. 특히 채용 대상은 남성으로 한정돼 형평성은 물론 성평등 위배 논란까지 일었다.

    회사 측이 법적 문제를 이유로 사실상 백지화했지만,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전체 파이를 키우려면 공정한 경쟁이 전제돼야 한다"라며 "공정한 경쟁은 기업 분야뿐만 아니라 노동 분야도 마찬가지다. 특히 취업 시장은 어느 분야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년퇴직자 자녀 우선채용'은 과거 완성차 업계를 중심으로 종종 논란이 된 바 있다.

    대표적으로 기아는 지난 2023년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라는 단체협약 조항을 개정하지 않아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후 노사는 해당 조항에서 정년 퇴직자, 장기 근속자 문구를 삭제했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이 조항이 기아 직원 자녀에게 먼저 입사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시정명령을 하기도 했으나, 당시 노조가 사측의 삭제 요청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노사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도 2019년 임금·단체협약에서 사문화한 정년퇴직자 자녀 우선 채용 관련 단체협약 조항을 삭제했다.

    장기근속자의 고용세습은 헌법상 균등한 취업 기회 원칙에 정면충돌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받는다. 

    실제 대법원은 앞서 지난 2020년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직원의 자녀를 특별채용하도록 규정한 현대·기아의 유가족 특별 채용에 대해 "공헌한 근로자에 대한 보상적 성격으로 합법"이라고 인정했으나, 장기근속자 자녀 등의 고용세습은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재계에선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공포하는 등 '친노동' 행보를 보여 온 이 대통령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조의 잘못된 관행을 공개 지적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일 양대 노총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려면 사회안전망 문제와 기업 부담 문제, 고용의 안정성과 유연성 문제를 터놓고 논의해야 한다"라며 고용 안정성·유연성 확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동계가 사회적 대화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