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끌어올린 HBM4 샘플 이달 공급6세대 D램 앞선 공정으로 제품 차별화성공적 검증 땐 내년 실적 반등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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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개선된 속도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이번 달 중 주요 고객사에 출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비 앞선 6세대(1c) D램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기회가 열려 있다고 본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중 엔비디아에 속도를 끌어올린 HBM4 샘플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앞서 2분기 HBM4 샘플을 출하했지만, 엔비디아가 더 빠른 속도를 요구하면서 이를 적용한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31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c D램 공정 기반의 HBM4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출하했다”고 밝힌 바 있다.엔비디아는 최근 메모리 업체들에 HBM4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기존 8Gbps(초당 8기가비트)에서 10~11Gbps로 높여달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Gbps는 1초 동안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뜻하는 속도 단위로, 숫자가 클수록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1Gbps는 10억 비트(bit)의 데이터를 1초에 전송할 수 있는 속도를 의미한다.연산 장치가 놀지 않고 최대 성능을 발휘하도록 충분한 데이터를 공급하려면 전송 속도가 중요하다. AI 학습 등 초고성능 연산에서는 메모리 속도가 따라주지 못하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데이터를 기다리며 멈추는 ‘병목 현상’이 생긴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전체 시스템 효율이 크게 개선된다.1세대 HBM에서 1Gbps였던 핀당 데이터 전송률은 4세대인 HBM3에서 6.4Gbps로 꾸준히 올라 초당 819GB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FHD(Full-HD)급 영화(5GB) 163편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옮길 수 있는 수준이다.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정한 HBM4 표준 동작 속도는 8Gbps이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GPU ‘루빈’에 표준보다 높은 사양을 적용해 추후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SK하이닉스가 가장 먼저 이를 충족한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했지만 업계에서는 ‘양산 개시’가 아닌 ‘양산 제체 구축’인 만큼 삼성전자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 12일 SK하이닉스는 HBM4의 양산 체제를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자사 고유의 어드밴스드 MR-MUF 공정과 10나노급 5세대(1b) D램 기술을 적용해 직전 세대 대비 대역폭을 2배로 확대했고 전력 효율은 40% 이상 개선했다. 또한 10Gbps 이상의 동작 속도도 구현했다.삼성전자는 이보다 한 단계 앞선 6세대(1c) D램을 기반으로 HBM4를 생산한다.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 다이에는 자사 파운드리 4나노미터(㎚) 공정을 활용하고, D램(코어 다이)은 1c D램을 쓴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속도와 전력 효율이 개선되는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수율 확보를 위해 웨이퍼 기준 1만장 안팎의 샘플을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검증 속도를 앞당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샘플 물량이 이례적으로 많아 고객 신뢰 확보와 조기 양산 전환에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달 샘플링 공급이 HBM4 적시 공급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큰 변수가 없는 한 4분기 중후반에 현 샘플 결과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최종 검증 단계가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HBM4 대량 생산은 2025년 말~2026년 초로 예상된다.시장에서는 그간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아온 HBM에서 차세대 제품을 빠르게 공급할 경우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이뤄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2분기 DS 부문 영업이익은 HBM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4000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6조4500억원 대비 93.8% 급감한 수준이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내년 연간 매출액 333조2254억원, 영업이익 39조5898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매출액은 5.6%, 영업이익은 37.1% 개선된다. 결국 이번 HBM4 공급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내년 실적 회복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