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50억 달러 투자… 인텔 지분 4% 확보파운드리 협력 빠졌다지만… 반도체 공동개발키로삼성전자와 경쟁구도… 위기이자 기회 해석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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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수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립부 탄 인텔 CEO ⓒ챗GPT로 생성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가 인텔에 전략적 투자에 나서며 향후 PC용 CPU 및 데이터센터용 서버 칩 설계와 제조에서 인텔과의 협력을 본격화한다. 이번 발표에선 파운드리 협력이 제외됐지만 중장기적으로 양사의 협력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을 감안하면 현재 엔비디아의 주력 파운드리 파트너 중 하나인 삼성전자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1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인텔의 보통주 약 4%를 매입하며 전략적 투자자로 올라섰다. 총투자 규모는 약 50억 달러(약 6조 9000억 원) 수준이다.이와 함께 양사는 향후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CPU(중앙처리장치)와 AI 가속기, 통합 GPU 제품군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특히 인텔의 x86 기반 CPU 기술과 엔비디아의 AI 및 그래픽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칩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AMD의 시장 점유율을 견제하는 동시에, 팹리스와 종합반도체기업(IDM) 간 새로운 협업 모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이번 협력 발표에서 엔비디아는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와의 직접적 생산 계약을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텔이 자사의 첨단 18A 공정을 중심으로 외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엔비디아가 생산 파트너로 IFS를 채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이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전략적 파트너의 이탈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주요 파운드리 파트너 중 하나로, 8나노미터(nm) 공정 기반의 'RTX 30' 시리즈 GPU 등을 위탁 생산한 바 있다. 최근에는 3나노 GAA(Gate All Around) 공정 수율 개선에 맞물려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 엔비디아, AMD 등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엔비디아가 향후 고성능 AI 칩 및 데이터센터용 칩 생산에서 인텔과의 협업을 강화할 경우 삼성의 수주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인텔 파운드리가 본격적으로 18A 이하 첨단 공정 수율 확보에 성공할 경우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적 우위마저 사라지는 셈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
- ▲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 현장 모습 ⓒ삼성전자
다만 인텔 파운드리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 1위인 TSMC나 삼성보다 기술 신뢰도가 현저히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엔비디아와 협력관계를 공고히 한다고 해도 단기간 내에 엔비디아 생산을 맡게 될 가능성은 낮다는게 업계의 공통적 전망이다. 인텔 파운드리가 회생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18A 공정의 안정성을 확보하긴 커녕 5나노 미만 공정에서도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실적을 올린 경험이 없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파운드리에서 엔비디아와 인텔이 협력할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패키징 분야에서 양사 간 협력이 공고해지면서 기존에 협력하던 삼성이 밀려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엔비디아가 팹리스 관점에서 'CPU+GPU+A'I 통합 패키지 전략을 강화한다면 패키징 기술 경쟁에서도 TSMC에 더해 인텔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밖에 없다. 패키징 경쟁력이 수주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흐름에서 삼성이 경쟁사들에 대적하려면 기술과 공정 양면에서 진화가 절실하다.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엔비디아와 인텔의 협력이 오히려 삼성전자에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텔의 생산 역량이 아직 TSMC나 삼성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점, 엔비디아가 다변화를 선호하는 고객사라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삼성이 최근 테슬라와의 대규모 AI 칩 생산계약을 맺고 차세대 2나노 GAA 공정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어 파운드리 시장에서 이미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테일러 신공장으로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하고 고성능 패키징 기술 확보 등 다방면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해석도 있다.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인텔과 손잡은 것은 분명한 전략 변화지만 생산 물량 전체를 인텔에 맡기기엔 아직 리스크가 크다"며 "삼성은 이번 기회를 '서브 파트너'가 아닌 기술 동반자로 포지셔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결국 엔비디아와 인텔 협력 선언이 팹리스-파운드리-패키징 생태계 전반의 판도를 흔드는 계기를 마련하면서 TSMC 일변도였던 파운드리 생태계에서 삼성전자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삼성이 첨단 GAA 공정과 고부가가치 패키징 분야에서 얼마나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객 대응 능력을 보여줄지가 향후 수주에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