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연 27% 매출 성장 전망과거 1~2년 반짝 호황 사이클과 달라AI 수요 업은 HBM 성장이 바꾼 사이클기회의 4년 … 메모리 3강 판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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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BM 이미지 ⓒ테크인사이츠
    D램 시장에 전례 없는 '슈퍼 호황'이 예고된 가운데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호황이 전개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2년의 짧은 호황과 긴 침체가 반복되던 전통적인 반도체 사이클과 달리 이번에는 AI(인공지능) 중심의 수요 구조 변화로 사상 처음으로 4년 간의 장기 호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번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역사상 최초의 장기 호황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이클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생성형 AI, 고성능 컴퓨팅(HPC), 자율주행 기술 등에서 고대역폭·고용량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D램과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JP모건은 이번 추세를 두고 "기존의 재고 조정 중심 경기순환형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인 수요 기반의 장기 성장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AI 연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 수요 역시 빠르게 구조 전환 중이다. JP모건은 지난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4년간의 메모리 업사이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시장 규모(TAM)도 기존 전망 대비 6~24% 상향 조정했다.

    D램 시장은 지난 2023년 하반기를 저점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으며, D램 매출은 2027년까지 연평균 27%의 성장이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HBM이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JP모건은 2027년까지 HBM이 D램 총 매출의 4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HBM의 성장이 기존 D램 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마진 하방을 방어하는 안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SOCAMM2, GDDR7 등 새로운 응용 분야의 확산도 DRAM 수요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HBM은 기술적으로도, 수요 측면에서도 전환점에 도달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GPU '루빈(Rubin) 울트라'에 적용될 7세대 HBM 'HBM4E'는 HBM3E 대비 메모리 양이 최대 4배 증가하며, 메모리 집적도에 있어서도 혁신을 이끌고 있다.

    JP모건은 이로 인해 HBM 단가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에는 HBM3E 공급 과잉으로 가격 하락 압력이 있을 수 있지만 2027년부터 본격화되는 HBM4는 제한된 공급 상황 속에서 최대 35%의 가격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HBM4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2년 뒤인 2027년에는 HBM4의 시장 규모가 약 9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엔비디아의 루빈 GPU와 같은 초고성능 AI 연산 플랫폼에서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메모리 제조사 현황을 보면 우선 현재까진 SK하이닉스가 가장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HBM4 고객 샘플을 경쟁사보다 조기에 출하하며 자격 인증에서 가장 빠르게 앞서가고 있다는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반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HBM 시장 점유율 40% 미만으로 당분간 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번 '기회의 4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단기적 실적보다 장기적 기술 리더십이 더 중요해진 지금 한국 반도체 산업에는 다시없을 기회이자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