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증권지수 올해 92% 급등 … KRX 지수 중 1위與 저배당 구조 개선 방점 … 野 세제 완화로 맞불정치권 자본시장 활성화 경쟁에 거래대금 확대 기대감주요 상장 증권사 영업이익 전년比 22.2% 증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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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저배당 구조 대수술을 예고했고, 국민의힘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 파격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여야가 개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에 돌입하자 증시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지며 증권주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주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지난달에만 7.3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7.49%)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는 두 배 가까운 92.30% 뛰어올라 KRX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증권주가 이재명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과 증시 부양책의 직접적 수혜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민주당은 '주주 친화' 기조를 앞세워 상법 개정을 연이어 추진하고 있다. 출범 한 달 만에 통과시킨 1차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했고, 전자주주총회를 의무화해 소액주주도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감사위원 선임·해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까지만 인정하는 '3%룰'도 담겼다.

    8월에 처리된 2차 개정안에서는 집중투표제 의무화로 소액주주가 직접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길을 열었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도 2명 이상으로 확대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3차 개정안도 매듭짓겠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다. 새로 취득한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되 임직원 보상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를 두는 방안이 유력하다. 당은 이를 통해 주당순이익(EPS) 제고, 소액주주 이익 극대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세제 완화를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현행 제도는 연 2000만원 이하 배당소득에 15.4%(지방세 포함) 분리과세를 적용하지만, 이를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고 49.5%까지 과세한다. 야당은 이를 손봐 연 2000만원 이상 종합과세 대상자라도 세율을 최고 25%로 낮추고, 2000만원 이하 구간은 9%로 인하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과세 방식도 종합과세·분리과세 중 납세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열어두겠다는 구상이다.

    또 국민의힘은 주식·가상자산 정책 주도성 강화를 위해 4선 김상훈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도 꾸렸다. 당 관계자는 "주식시장과 디지털자산 시장을 동시에 키워 자본시장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를 내비치고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증권 업종의 수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 활성화에 따른 거래대금 확대로 인한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삼성·키움·NH투자증권 등 주요 상장 증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조37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외에도 장 상승으로 랩어카운트 등 수수료가 증가해 자산관리(WM)부문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합산 실적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대비 감소하겠지만 합산 자기자본이익률(ROE) 12.6% 수준의 우수한 실적을 시현할 것"이라며 "높아진 실적 기대감에도 컨센서스를 3.2%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는 증시 활성화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 과정에서 코스피지수 4000 도달 시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1.3배로, 업종 목표 PBR 최소 1배 적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작년까지만 해도 이벤트에 따라 국내주식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으로,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다시 국내주식으로 옮겨오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두 시장의 거래대금이 유지 혹은 증가하고 있다. 즉,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금액이 증가했다"며 증권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