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사고 참고인으로 유가족협의회 대표 출석 이용배 대표, 산자위 철회됐지만 국토위선 증인 유지李 대통령 "경제 어려운 시기, 기업인 소환 자제하라"
  • 이재명 정부의 첫번째 국정감사 첫 날인 13일 여야가 기업인 증인 명단을 잇달아 조정하면서 국감 현장의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당초 출석이 예정됐던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증인 명단에서 빠지고 대신 무안공항 사고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참고인으로 출석하게 됐다. 

    반면 현대로템 이용배 대표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증인에서는 철회됐으나,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증인 신분이 유지돼 각 상임위별 온도차가 드러나고 있다.

    ◆ 국토위, 제주항공 김이배 대표 증인 철회

    13일 오전 국토위는 여야 간사 협의에 따라 제주항공 김이배 대표의 증인 채택을 철회하고 무안공항 사고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참고인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김 대표는 당초 안전관리 체계와 항공사 대응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여야가 유가족 진술 중심으로 방향을 틀면서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국토위 관계자는 "국감의 본래 목적이 진상 규명과 제도 보완에 있는 만큼 여야 모두 피해자 목소리에 초점을 맞추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조사 결과 등이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항철위가 철새 떼, 콘크리트 로컬라이저 외에 조종사 과실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제기하자, 유가족들은 항철위 조사 활동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 현대로템 이용배 대표는 한 쪽은 철회, 한 쪽은 협의 

    현대로템 이용배 대표의 경우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위) 증인 명단에서는 제외됐지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여야 간 협의가 아직 진행 중이다. 국토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실은 현대로템이 참여한 철도차량 입찰과 납품 과정의 공정성 문제를 계속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용배 대표는 국토위 국감 일정에 출석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다수 상임위에 중복 채택된 기업인이나 일정상 출석이 어려운 증인에 대해선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기업인 소환이 국감 진행 중에도 대폭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뒤따른다. 

    올해 국감에 채택된 기업인 증인은 총 195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10대 건설사 중에는 무려 8곳이 포함되는 등 무더기 증인 채택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의 기업인 증인 감축 기류의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자제령'이 자리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정무수석실로부터 국감 증인 명단을 보고받은 뒤 "대내외적으로 경제 여건이 어렵고, APEC 행사를 앞둔 시점에 기업인을 이렇게 많이 부를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민주당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 대한 국감 증인 채택을 철회하기로 했고,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여야 간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