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테디셀러 지난 17일 국내 상륙 … "단순 수입 아닌 완성도 승부"냉동 수입·냉장 판매로 품질 유지 … 3자 협업으로 유통 구조 설계테스트 판매서 90% 판매율 … 편의점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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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라]는 김보라 기자가 직접 유통업계 사람들을 만나 듣고 쓴 이야기입니다. 먹고, 입고, 소비하는 모든 것 뒤에는 누군가의 기획이 있습니다. "왜 이 제품일까?", "왜 지금 이 사업을 시작했을까?" 작은 궁금증의 시작에서 현장의 목소리까지 그 이야기를 전합니다.
- ▲ 김수빈 세븐일레븐 간편식품팀 디저트 MD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일본 생초코파이를 국내에 들여오며 편의점 디저트 시장에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단순 수입이 아니라 냉동으로 들여와 냉장으로 판매하는 국내 첫 유통 방식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흥행을 기록했던 저지우유푸딩 이후 1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프리미엄 냉장 디저트로 지난 17일 출시된 이후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생초코파이 도입을 이끈 김수빈 세븐일레븐 간편식품팀 디저트 MD를 지난 23일 만나 선택 배경과 준비 과정, 향후 확장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김수빈 MD는 생초코파이를 선택한 배경으로 "해외 프리미엄 디저트에 대한 국내 수요가 충분히 있다는 확신"을 가장 먼저 꼽았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선보인 저지우유푸딩은 출시 이후 약 250만개가 팔리며 편의점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그 경험을 보면서 해외 인기 디저트를 제대로 구현하기만 한다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생초코파이는 일본에서 약 30년간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이자 국민 간식 같은 존재여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초코파이는 단순히 해외 인기 제품을 들여온 것이 아니라 맛·품질·콘셉트까지 프리미엄 디저트 기준을 충족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마시멜로 대신 동물성 생크림을 100% 사용해 부드러운 맛을 극대화했고 달걀 함량을 높여 촉촉한 케이크 시트 식감을 구현했다. 여기에 단맛이 과하지 않은 초콜릿을 얇게 코팅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냉장 디저트의 묘미를 살렸다. 실제 일본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제품으로 패키지에는 일본 소비자 만족도 97%라는 설문 결과가 표기돼 있다.
세븐일레븐은 출시 전략도 일본 편의점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출시 초반부터 전국 일괄 공급이 아닌 한정 물량·선출시 방식으로 시장 반응을 정교하게 살피고 화제성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현재는 서울(강북·강남·강동)과 부산, 제주 등 약 600개 점포에서 한정 판매 중이다. -
생초코파이는 출시 직후 예상보다 빠르게 반응이 터졌다. 실제 현장에서는 한 번에 여러 개를 구매해가는 소비자가 적지 않았고 일본 본사 관계자도 최근 직접 한국 매장을 방문해 반응을 확인할 정도로 현장의 열기가 뜨거웠다.
- ▲ 생초코파이 ⓒ세븐일레븐
김 MD는 "전국 약 600개 점포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판매율이 약 90%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SNS 확산 속도도 매우 빠르고 점포 발주 요청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 물류가 부담될 정도로 반응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생초코파이는 단순히 잘 팔리는 상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편의점 냉장 디저트 유통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실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롯데–롯데웰푸드–세븐일레븐 3자 협업 구조로 추진됐다. 일본 롯데가 제품을 제공하고 롯데웰푸드가 냉동·해동 및 품질 구현을 담당하며 세븐일레븐이 기획과 판매를 맡는 구조다.
김 MD는 "냉장 디저트는 유통기한과 품질 관리 허들이 매우 높다"며 "일본 현지의 품질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냉동 수입 후 냉장 해동·판매 방식을 택했고 이 구조가 국내 편의점에서는 처음 적용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류·온도 관리·콜드체인 등 전 과정을 검증하는 데만 약 1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냉장 디저트 특성상 유통기한이 짧고 품질 유지가 어렵다는 약점을 냉동 제조와 해동 관리로 보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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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생초코파이는 약 한 달간의 테스트 기간을 거치고 있고 이후 전국 확대 여부가 결정된다. 김 MD는 "매출 검증, 물량 대응 능력, 콜드체인 안정성까지 종합적으로 본 뒤 전점 확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 ⓒ세븐일레븐
최근 카다이프, 말차 등 해외 디저트 트렌드가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10~30대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새로운 식감과 경험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편의점업계의 디저트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세븐일레븐 역시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맞춰 생초코파이를 전략적으로 선보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븐일레븐 디저트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약 30% 성장 중이다. 단순 매출을 넘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고객 유입 효과까지 동시에 견인하는 전략 카테고리로 키워지고 있다.
김 MD는 "디저트는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기분을 만족시키는 소비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감)가 훨씬 중요하다"며 "생초코파이는 그런 기준을 충분히 충족시키는 상품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초코파이는 출발점일 뿐"이라며 "앞으로도 해외 유명 디저트와 프리미엄 상품, 기술력이 필요한 냉장 디저트까지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의점에서도 충분히 프리미엄 디저트를 경험할 수 있다는 기준을 바꾸고 싶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