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만든 일자리의 후유증인가 … 청년 고용률 금융위기 이후 최장 하락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청년층(15~29세)의 고용률이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이어가며, 일시적 경기 요인보다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경력직 위주 채용 확산 등 구조적 문제가 고용 부진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19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45.1%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p)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가 17개월째 이어진 것으로,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2005년 9월~2009년 11월) 51개월 연속 하락 이후 최장 기록이다.

고용률은 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을 뜻한다. 단순한 취업자 수 증감과 달리 인구 감소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실질적인 고용 상황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양질의 일자리 감소'를 지목한다. 임금 수준과 고용 안정성이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이 청년층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8월 제조업 취업자는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6만1000명 줄며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건설업 취업자도 8만4000명 줄어 1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체 취업자 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의 영향으로 30만 명 이상 늘었지만, 증가분 대부분이 단기·임시직에 집중됐다. 이에 따라 청년층 취업자는 오히려 14만6000명 줄었다.

경력직 중심 채용 기조의 확산도 청년층 취업 문을 좁히는 요인이다. 올해 1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중 신규채용은 546만7000개로, 2018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이다. 전체 일자리에서 신규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6.6%로 역대 가장 낮았다.

이번 고용 한파는 외부 요인이 아닌 내부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과거와 양상이 다르다. 과거 청년층 고용률 하락은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외부 악재가 원인이었고 경기 회복기에 반등세를 보였다.

반면 이번 하락은 잠재성장률 둔화, 산업 구조 변화, 경력직 중심의 채용 고착 등 근본적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거에는 일시적 충격이 원인이었지만 지금은 경제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간 내 고용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