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거래액 2배 목표 … 셀러 수수료 전면 폐지·상생 플랫폼 전환신세계·알리바바 JV 시너지로 글로벌 시장 본격 공략 … K-커머스 교두보 구축AI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광고 자동화로 '준비된 플랫폼'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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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마켓이 내년을 오픈마켓 1위 부활의 원년으로 삼고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5년 내 거래액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로 내년 한 해에만 수천억원을 투입해 셀러(판매자) 지원과 글로벌 확장,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 지마켓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 선언에 이커머스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 지마켓 대표는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지마켓을 G-마켓=글로벌-로컬 마켓(G-Market=Global-Local Market)으로 재정의하고 "국내 셀러와 해외 고객을 잇는 K-커머스 대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며 "국내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두 축의 중장기 전략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지마켓은 이를 실현을 위해 초기 비용으로 연간 7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30년까지 거래액을 지금보다 100% 이상 늘려 대한민국 대표 오픈마켓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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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러의 성장 지마켓의 성장 ... 기회의 문 연다

    지마켓은 내년부터 연간 5000억원을 셀러 지원에 투입해 신뢰 회복과 동반 성장을 강화한다. 10월30일부터 모든 셀러에게 부과되던 할인쿠폰 수수료를 전면 폐지하고 고객 할인비용은 지마켓이 전액 부담한다.

    신규·중소 셀러에게는 입점 초기 제로(0) 수수료 제도를 도입하고 전담 영업조직 AM팀을 신설해 맞춤형 컨설팅과 성장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브랜드 파트너사와는 공동사업계획(JBP) 체결을 확대해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돕는다.

    이민규 지마켓 영업본부장은 "브랜드와 셀러의 성장 없이는 지마켓의 부활도 없다"며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와 투명한 정책으로 신뢰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지마켓은 알리바바와 신세계그룹의 조인트벤처(JV)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최근 동남아 5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을 시작으로 남아시아, 유럽, 북미, 중남미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셀러는 별도의 대행 없이 해외 판매 동의 한 번으로 번역·물류·CS·관세·정산까지 원스톱 처리할 수 있다. 지마켓은 이를 통해 5년 내 글로벌 거래액(GMV) 1조원 달성과 200개국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

    장 대표는 "라자다를 시작으로 알리익스프레스, 다라즈, 미라비아 등 알리바바 네트워크를 연결해 K뷰티·K패션·K푸드가 세계로 나아가는 교두보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이커머스는 상품 품질과 서비스, 가격 경쟁력 등 기본기가 매우 탄탄하다. 한국 소비자들도 쇼핑의 재미를 중시하고 있어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지마켓은 플랫폼 자체를 그대로 해외에 옮기는 것이 아니라 각국 시장의 특성과 고객 니즈에 맞게 기능과 상품 구성을 현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마켓은 고객 체감형 혜택에도 연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11월1일 시작되는 빅스마일데이는 전년 대비 투자 규모를 50% 이상 확대해 국내 최대 온라인 할인행사로 키운다. 상품 단위 참여 기준과 투명한 수수료 정책으로 셀러 부담을 줄인다.

    신선식품 장보기 서비스는 이마트 스타배송과 알리바바의 허마 슈퍼(Hema) 운영 기술을 결합한 O2O 기반 AI 장보기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된다. AI가 구매 주기별 상품을 추천하고 대화형 검색으로 매장 직원처럼 상담받는 경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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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바꿀 5년, 준비된 플랫폼이 승자"

    지마켓은 JV의 핵심 역량인 알리바바의 AI 기술을 플랫폼 전반에 이식한다는 점이다. 지마켓은 딥러닝 기반 멀티모달 모델링을 적용해 텍스트·이미지·가격·후기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하는 의도형 검색’기능을 구현한다.

    또 추천 엔진을 고도화해 고객의 잠재 관심사와 비언어적 취향까지 반영하는 초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선보인다. AI 광고 플랫폼을 도입해 판매자가 예산과 목표만 설정하면 AI가 자동으로 입찰·노출·키워드 추천을 수행한다. 지마켓은 향후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해 초당 3만건의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글로벌 톱티어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웹에서 모바일로, 팬데믹에서 글로벌로 이커머스는 몇 번의 대전환기를 거쳤다"며 "이제 다음 변화의 중심에는 AI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의 진보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커머스 경험을 열 것"이라며 "지마켓은 그 변화의 흐름을 가장 먼저 준비해 시장의 판을 다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셀러의 성공이 곧 지마켓의 성공이고 고객 만족이 우리의 자부심"이라며 "AI·글로벌·상생의 세 축을 중심으로 1등 오픈마켓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 대표는 신세계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JV 편입 이후에도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와는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JV는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과정에서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를 분리해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을 조건으로 명시했다"며 "이를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서도 내부 임직원 사이에서도 통합 여부를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이번 JV는 양사 간 지분 협력일 뿐 플랫폼 통합이나 조직 합병은 추진하지 않는다"면서 "지마켓 JV에 다른 플랫폼이나 법인이 새로 편입될 계획도 없고 대신 신세계의 유통망과 알리바바의 기술 인프라를 연동하는 형태로 시너지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