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12세 이상 청소년까지 '위고비' 적응증 확대 승인국내 청소년 비만율 10년 새 1.7배 ↑ … "조기 개입 필요"국감서 드러난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오남용 실태BMI 등 투약 기준 지키지 않는 무분별 처방 … 청소년 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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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치료제 '위고비'.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
국내에서도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12세 이상 청소년에게 처방할 수 있게 됐다. 청소년 비만 치료의 새로운 선택지로 기대를 모으면서도 무분별한 처방으로 인한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의 적응증을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로 확대하는 것을 승인했다.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성인의 30kg/㎡이상에 해당하는 비만 환자이면서 체중이 60kg을 초과하는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해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 및 신체 활동 증대의 보조요법으로 투여할 수 있게 됐다.이에 따라 위고비는 기존 성인 환자에 이어 12세 이상 청소년까지 아우르는 적응증을 확보하게 됐다.청소년기 비만은 약 8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고혈압, 지방간, 대사증후군과 같은 만성 질병과 관련이 있다. 또한 자존감 저하, 우울감과 같은 정서적 문제로도 연결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우리나라 청소년의 비만율은 지속 증가하고 있다. 2024년에 발표된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행태조사 통계 결과에 따르면 국내 중·고등학생의 비만율은 2015년 7.5%에서 2024년 12.5%로 지난 10년간 약 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4년 초·중·고등학생의 비만율은 15.1%에서 18.3%로 높아졌다.같은 기간 초등학생은 13.7%에서 18%, 중학생은 14.9%에서 16.7%, 고등학생은 18%에서 20.6%로 비만율이 상승했다. 특히 남자 고등학생의 비만율은 23.9%로 나타나 4명 중 1명이 비만이었다.대한비만학회 김민선 이사장(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정부가 소아·청소년 비만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조기 개입을 국정 우선순위로 설정한 상황에서 이번 허가는 성장기부터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해 전 생애주기에 걸쳐 비만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다만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위고비의 오남용 문제가 지적됐다. 비만치료제가 투약 허가 기준을 지키지 않고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는 실태가 드러난 것이다.식약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만치료제가 미성년자에게 처방되거나 체질량 지수(BMI)를 체크하지 않고 처방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는 출시 한 달만에 만 18세 이하 처방 점검 건수가 12건에서 70건으로 6배 정도 증가했고, '위고비'는 지난해 미성년자 처방 점검이 2604건에 달했다"고 말했다.이같은 상황에 오유경 식약처장은 "비급여는 파악이 어렵다"며 "의료 현장에서 오남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오남용 우려 의약품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국정감사에서는 또 위고비가 비만과 무관한 치료기관에서 처방될 뿐만 아니라 임신부와 만 12세미만 어린이 등 투여 금지 대상에게도 처방된 사례가 보고됐다.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위고비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임신부에게 194건 처방됐다. 만 12세 미만 어린이에게도 69건의 처방이 이뤄졌다.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적응증 확대가 청소년 비만 관리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오남용 가능성 또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