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지능 요구 상황에서 남성 추천하는 '성별 편향' 나타나"성별 고정관념이 실제 행동적 결정 과정에도 영향 미쳐"시카고대 린 비안 연구팀과 공동 연구 진행여성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섹스 롤즈'에 게재
  • ▲ 성신여대 심리학과 진경선 교수(왼쪽)과 김서우 박사과정.ⓒ성신여대
    ▲ 성신여대 심리학과 진경선 교수(왼쪽)과 김서우 박사과정.ⓒ성신여대
    성신여자대학교는 심리학과 진경선 교수 연구팀이 높은 지능과 탁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여성(또는 여자아이)보다 남성(또는 남자아이)을 더 추천하는 성별 편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적 우수함=남성'이라는 무의식적 편견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한 사례여서 주목된다.

    이번 연구는 시카고대 심리학과 린 비안 교수팀과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높은 지능이나 창의성이 필요한 가상의 대기업 채용 공고를 제시하고 참가자에게 주변 지인 중 해당 일자리에 적합한 사람을 추천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여성보다 남성을 더 자주 추천했다. 이에 비해 일자리가 높은 지능이 아니라 높은 성실성을 요구한다고 설명한 경우엔 성별 편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 ▲ 뛰어난 재능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여성과 소녀에 대한 성 편견: 한국 성인의 증거. 지적 탁월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실험 참가자에게 적합한 사람을 추천토록 하자, 남성(파란색 막대) 추천 비율이 60~65%로 높게 나타남. 여성(주황색 막대)은 상대적으로 낮은 35~40% 추천 비율을 보임.ⓒ성신여대
    ▲ 뛰어난 재능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여성과 소녀에 대한 성 편견: 한국 성인의 증거. 지적 탁월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실험 참가자에게 적합한 사람을 추천토록 하자, 남성(파란색 막대) 추천 비율이 60~65%로 높게 나타남. 여성(주황색 막대)은 상대적으로 낮은 35~40% 추천 비율을 보임.ⓒ성신여대
    연구팀은 이런 경향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똑같게 나타났다고 했다. 높은 지능이 필요한 영재 프로그램 관련 모집 글을 제시하고 가상의 남녀 초등학생 명단 중 프로그램에 적합한 학생을 추천토록 한 결과, 참가자들은 여아보다 남아를 더 자주 선택했다. 반면 성실성과 노력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성별 편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성별 고정관념이 단순한 인식 수준을 넘어 실제 채용이나 선발과 같은 행동적 결정 과정에서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실험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논문은 여성학 분야 저명한 국제 학술지 '섹스 롤즈(Sex Roles·성 역할)에 지난달 24일 실렸다. 성신여대 김서우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 진경선 교수가 교신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 ▲ 성신여자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이성근 총장.ⓒ성신여대
    ▲ 성신여자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이성근 총장.ⓒ성신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