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9일 오전 110조원 동시 발표5대 금융 총 508조원 '통 큰' 베팅 부동산 쏠린 자금 빼내 AI·반도체 투입'관치' 우려 속 쏠림 현상 부작용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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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과 신한금융이 향후 5년간 각각 110조 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 지원책을 동시에 발표했다. 이로써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가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 기조에 발맞춰 내놓은 지원 규모는 총 508조 원으로 집계됐다.금융권에서는 부동산 시장에 쏠린 자금을 AI,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으로 돌리겠다는 정부 정책에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코드 맞추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신한, 약속이나 한 듯 '110조' 동시 발표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이날 오전 9시 각각 110조 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규모는 물론 세부 내용까지 닮아있어 사전 조율을 방불케 한다.KB금융은 총 110조 원 중 93조 원을 '생산적 금융'에, 17조 원을 '포용 금융'에 배분했다. 신한금융 역시 총 110조 원 중 생산적 금융에 93조~98조 원, 포용 금융에 12조~17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양사 모두 정부가 150조 원 규모로 조성하는 '국민성장펀드'에 각각 10조 원씩 참여한다. 또한 별도의 그룹 자체 투자 재원(KB 15조원, 신한 10~15조원)을 마련해 AI, 반도체 등 정부가 지정한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와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정책 지원에 나선다.이는 사실상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민간 금융권이 화답한 모양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에 적극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고, 신한금융 역시 "정부의 정책 기조를 뒷받침하는 차원"이라고 명시했다.◇ 5대 금융지주 508조원 투입 … 대부분 '대출'이날 KB·신한금융의 발표로 5대 금융지주의 '생산적·포용금융' 청사진이 완성됐다. 앞서 계획을 밝힌 하나금융(100조 원), 농협금융(108조 원), 우리금융(80조 원)을 더해 5대 금융그룹의 총 지원 규모는 508조 원에 달한다.포용금융을 제외한 순수 '생산적 금융' 규모만 436조 원을 넘어선다. 이 중 정부의 국민성장펀드에 5대 금융이 각 10조 원씩 총 50조 원을 투입한다.다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투자'보다는 '융자(대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5대 금융의 생산적 금융 436조 원 중 융자 규모는 총 306조 원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모험자본 공급 등 자체 투자 규모는 국민성장펀드를 포함해도 107조 원 수준이다.◇ '부동산금융 축소' 조직 개편 … '쏠림' 우려도금융지주들은 막대한 자금 투입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일제히 조직 개편에도 착수했다. 부동산에 쏠린 자금 흐름을 실물경제로 돌리기 위해서다.KB금융은 지난 9월 '생산적금융 협의회'를 출범시킨 데 이어, 첨단전략산업 심사유닛(Unit)을 신설하고 부동산금융 영업조직은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 역시 '생산적 금융 PMO(통합 관리 조직)'를 신설하고 은행 중심의 '초혁신경제 성장지원 추진단'을 꾸린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AI 등 국가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금융그룹들이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면서도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특색 없이 특정 분야에 투자가 무분별하게 집중되면 '쏠림 현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