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측정 플랫폼에 A77 추정 기기 등장10코어 신형 엑시노스·플래그십 GPU 탑재준플래그십 스펙업 경쟁 속 '허리급' 출시 가능성
  • ▲ 삼성전자 갤럭시A73.ⓒ삼성전자
    ▲ 삼성전자 갤럭시A73.ⓒ삼성전자
    삼성전자가 3년 전에 중단한 갤럭시 A7x 시리즈를 다시 선보일지 주목된다.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에 ‘갤럭시 A77’으로 추정되는 기기가 등장하면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준플래그십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긱벤치 데이터베이스에는 모델명 ‘SM-A776B’로 등록된 삼성전자 의 새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외신과 전문매체 등은 이 제품이 갤럭시 A77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은 과거 A73·A72 등 갤럭시 A7x 시리즈를 출시할 때 고유 모델 번호를 ‘SM-A7…’으로 시작해 왔다. 이번에 포착된 기기 역시 같은 방식으로 번호가 붙어 있고, 성능도 A5x보다 한 단계 높은 상위 중간가 모델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A7x 후속 모델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벤치마크 정보에 따르면 이 기기는 10개 코어로 구성된 새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칩을 탑재했고, CPU 속도는 2.78GHz·2.30GHz·1.82GHz로 표기됐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삼성 엑시노스 2400에 쓰인 것과 동일한 엑스클립스(Xclipse 940)가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는 8GB,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16이며, 긱벤치에서 싱글코어 1600점대, 멀티코어 5500점대를 기록했다.

    삼성은 ‘갤럭시 A’ 시리즈를 통해 보급형 가성비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특히 A7x 시리즈는 한동안 갤럭시 중간 가격대 제품군 중 최상위 모델 역할을 맡아왔다. 다만 바로 아래 등급인 A5x 시리즈와 가격·스펙이 크게 벌어지지 않아 제품 간 구분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실제 판매량에서도 A5x의 비중이 높았다. 중간가 시장이 가격 민감도가 강한 구조라는 점도 영향을 미치며, 삼성은 2022년 A73 출시 이후 제품군을 단순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중간~중상위 가격대 공세를 대폭 강화하면서, 이 구간에서 경쟁력을 잃으면 글로벌 점유율 방어가 어렵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비보·샤오미·오포·화웨이는 400~600달러 가격대에 플래그십에 가까운 카메라·대형 이미지센서·고주사율 디스플레이를 대거 적용하며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이 가격대의 성능 수준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A5x 단일 라인만으로는 전체 구간을 커버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일례로 삼성이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 퀀텀6’(A56)는 6.7인치 FHD+ Super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120Hz 화면, 엑시노스 1580 칩셋, 8GB RAM, 128GB 저장 공간 등을 갖췄다. 후면 카메라는 50MP 메인·12MP 초광각·5MP 접사, 전면카메라는 12MP다. 5000mAh 배터리, 45W 고속 충전, IP67 등급 방수·방진을 지원하며 출고가는 61만8200원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중국 제품들은 더 공격적인 사양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국내에 출시된 샤오미 ‘포코(POCO) F7 프로’는 출고가 71만9990원(한국 출고가 기준)부터 시작하지만 스냅드래곤 8 Gen3, 2K 120Hz AMOLED 화면, 6000mAh 배터리, IP68 수준의 방수·방진 등 플래그십 수준에 가까운 구성이다. 메인 카메라는 50MP로 동일하지만 AP·배터리·빠른 충전 등 핵심 하드웨어에서는 우위라는 평가가 많다. 

    출고가 39만9300원의 샤오미 ‘레드미 노트 14 프로 5G’ 역시 2억 화소 메인 카메라를 탑재해 카메라 성능만 놓고 보면 중간가 제품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디멘시티 7300 울트라 칩셋에 8MP 초광각, 2MP 접사, 4배 무손실 줌 기능도 갖췄다.

    이처럼 중간 가격대 제품의 사양 경쟁이 급격히 상향되면서, 삼성의 기존 라인업에서는 A5x와 플래그십 S 시리즈 사이에 성능·가격 모두를 자연스럽게 이어줄 ‘허리급’ 제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긱벤치 정보만으로 실제 출시 시점이나 배치 시장을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플래그십 GPU를 탑재한 신형 칩이 등장했다는 점만 놓고 보면, 삼성의 A 시리즈 전략이 A5x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A7x를 포함한 다층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