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자산관리사로 첫발…LF그룹 편입후 리츠 집중자산관리수익 비중 80% 차지…2023년 적자전환 위기3분기 누계매출·영업익 전년比 동반하락…NCR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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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람코자산신탁 본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골든타워. ⓒ네이버지도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강자로 알려진 코람코자산신탁이 3분기 영업수익(매출)·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대비 하락하며 기대이하 실적을 냈다. 지난해 1조원 규모 '더 에셋' 매각에 따른 호실적 기저효과가 반영되긴 했지만 예년 수치와 비교해봐도 신통치 않은 성적이다. 고금리와 국내 부동산 침체로 리츠시장이 가라앉은 것도 향후 실적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27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IMF 외환위기 여진이 남아있었던 2001년 자산관리회사로 첫발을 내디뎠다.당시 회사 설립을 주도한 이규성 회장은 1988~1990년 34대 재무부 장관, 1998~1999년 6대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했던 금융분야 '스페셜리스트'로, 특히 김대중 정부 첫 재정경제부 장관으로서 IMF 외환위기 탈출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금융회사, 소액주주 등과 함께 회사 설립 기틀을 닦았고 이후 실질적인 오너 역할을 수행했다.코람코자산신탁은 설립 첫해인 2001년 국내에 처음 리츠를 도입하며 본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섰다. 리츠란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건물 등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운영·매각수익을 배당하는 간접투자 사업방식이다.당시 외환위기 여파에 따른 구조조정을 위해 부동산자산을 매각하려던 기업과 투자처를 찾던 금융권을 연결해주고 이를 통해 수수료를 벌어들이면서 사세를 불려갔다.2006년엔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하며 기존 리츠에 더해 도시정비사업 관련 차입형 토지신탁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 성장속도를 높였다.2010년대 후반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에 이어 신탁업계 3위까지 올라선 코람코자산신탁은 2018년 범 LG계열인 LF그룹에 인수되며 전환점을 맞았다. LF그룹은 옛 LG패션이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돼 출범한 패션전문기업으로 당시 부동산금융업으로의 사업확장을 위해 코람코자산신탁 인수를 추진했다.코람코자산신탁은 LF그룹에 인수된 후 다시 리츠사업 비중을 높이면서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이듬해인 2019년 전체 수수료 수익 947억원 가운데 리츠사업 등을 통해 거둬들인 자산관리수익은 347억원으로 비중이 36.6%에 그쳤다. 반면 차입형 등 토지신탁보수가 553억원으로 과반이상을 차지했다.하지만 2020년부터 자산관리수익 비중이 62.1%로 상승하면서 토지신탁보수를 제쳤고 2021년엔 그 비중이 83.9%에 달했다. 이후에도 △2022년 80.8% △2023년 70.8% △2024년 84.5% 등으로 사실상 리츠사업에 '올인'하는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
- ▲ 코람코자산신탁이 지난해 매각한 더 에셋 전경. ⓒ네이버지도
리츠 한우물만 판 전략은 주효하는듯 했다. 2021년 영업수익은 2495억원으로 전년 1443억원대비 72.9% 뛰며 설립이래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409억원에서 759억원으로 85.6% 늘었다.하지만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리츠시장도 얼어붙었다. 그 결과 2023년 코람코자산신탁은 40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고 영업수익도 2332억원에서 1261억원으로 거의 반토막났다.지난해엔 다시 영업수익 2115억원, 영업이익 582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회복에 성공했지만 부동산 및 리츠시장 침체라는 리스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연결기준 올해 3분기 누계(1~9월) 영업수익은 1067억원, 영업이익은 3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6.6%, 38.6% 감소했다. 3분기 실적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영업수익은 전년동기대비 3분의 1, 영업이익은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물론 여기엔 지난해 삼성화재 서초사옥인 더 에셋 매각을 통한 실적 상승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해 9월 더에셋을 삼성SRA자산운용에 1조1042억원에 매각해 2760억대 차익을 거뒀다.하지만 지난해를 제외한 예년 3분기 누계실적과 비교해도 올해 실적은 기대이하라는 평가가 나온다.실제 적자를 낸 2023년과 지난해를 제외한 연도별 3분기 누계 영업수익·이익은 △2022년 1922억원·878억원 △2021년 1941억원·666억원으로 올해 실적을 한참 웃돌았다.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연도별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022년 678%에서 2023년 543%, 2024년 514%로 3년연속 하락했다.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리츠는 금리가 내려가야 수익률이 올라가는 구조인데 현재로선 시장상황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며 "특히 공실리스크가 크고 임대율이 낮은 오피스와 리테일 보유자산이 많은 경우 수익률이 더욱 저조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