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그릇·식문화까지 아우르며 ‘K스피릿 플랫폼’ 예고불리한 과세·공급망 구조 넘고 글로벌 30개국 진출“다음 목표는 제도 개선과 세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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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경 화요 대표는 1일 오전,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 화요 공장 '창립 2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그룹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최신혜 기자
“프리미엄 증류주 브랜드 화요는 오늘, 그룹 체제 출범을 공식 선언합니다.”조희경 화요 대표는 1일 오전,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 화요 공장 '창립 2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선언했다.조 대표는 이날을 ‘긴 여정의 전환점’으로 규정했다.그는 “22년간 어려움이 많았는데, 시련이 닥칠 때마다 ‘쉽지 않지만 견뎌야 한다’는 마음으로 버텼다”며 “광주요에서 시작된 장인정신과 아버지 조태권 회장의 ‘남이 하지 않은 생각을 하라’는 철학이 지금의 화요를 만들었다”고 회고했다.조 대표는 이날 간담회 공간을 ‘길’이라는 테마로 꾸렸다고 밝혔다.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시장은 화요가 등장했던 2000년대 초반 사실상 붕괴돼 있었다. 값싼 희석식 소주가 시장을 장악하던 시기였다. 원재료와 제조비가 높은 증류주는 종가세 체계 아래 구조적으로 불리했다.그럼에도 화요는 2003년 창립 이후 12년간 누적 적자를 감내하며 시장을 지켜냈다. 군부대 강연과 PX 유통을 통해 우리 술의 가치를 알리고, 소비자 접점을 만들어낸 것도 이때였다.이 입소문이 기폭제가 되어 화요는 2015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증류식 소주 시장은 이후 1000%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K스피릿’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화요의 대표 제품인 ‘화요 41’은 출시 때부터 “왜 굳이 41도인가”라는 질문을 받아왔다. 조 대표는 이 선택이 단순한 도수 문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그는 “우리나라 유리산업은 아직 투명 병을 자체 생산하기 어렵다"며 "더 좋은 재료, 더 높은 퀄리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려면 제조업 전체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종가세 체계는 프리미엄 재료를 쓸수록 기업에게 부담을 지우는 구조은데, 그럼에도 41도를 고집한 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장기적 의지의 표현이다는 설명이다.그는 “주세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형 증류주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도 어렵다”며 주세법 개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조 대표는 한국 증류식 소주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왜 소주가 보드카나 진을 대체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며 세계 시장을 겨냥한 화요의 전략을 설명했다.화요는 영업 초기부터 토닉 워터를 함께 제공하며 ‘한국식 칵테일 경험’을 확산시켰고, 이는 글로벌 믹솔로지 문화와 교차하며 새로운 브랜드 존재감을 만들었다.그는 “믹솔로지 문화는 미국에서도 10년 남짓한 신생 트렌드"라며 "한국과 화요가 오히려 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
- ▲ 화요 제품들ⓒ최신혜 기자
이번에 공식 선언된 ‘화요그룹’은 술을 중심으로 광주요(도자 브랜드), 가온소사이어티(프리미엄 식문화 플랫폼)의 역량을 통합한 구조다.도자기의 정신성과 한식 파인다이닝의 미식 경험이 화요의 철학과 합쳐지며, 화요그룹은 ‘술-그릇-식문화’를 아우르는 한국 식문화 플랫폼으로 발전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화요는 이미 30개국에 수출되며 미슐랭 레스토랑과 글로벌 파인다이닝에서 페어링 주류로 자리 잡았다. 2025년에는 세계 3대 주류 품평회를 모두 석권해 K스피릿의 위상을 국제 무대에서 증명했다.조 대표는 “젊은 층과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다양한 접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구체적으로는 IP 컬래버레이션, RTD(Ready to Drink) 음료 개발, 글로벌 바·클럽 네트워크 확장, 국내외 외식업장과 협업한 칵테일·페어링 레시피 개발 등을 계획 중이다.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화요 하이볼’도 그 전략의 하나다. 그는 “세계와 소통하는 새로운 한국형 화이트 스피릿 경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미국·중국·일본·태국·인도 등 주요 시장 전략도 논의 중이다. 특히 인도에서는 현지 전용 위스키 개발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까다로운 주류 유통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온라인 중심 채널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조 대표는 “전통주 카테고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온라인 판매가 막혀 있어 아쉬움이 크다”며 “하지만 해외 수출, RTD 강화, 정책 개선 등으로 1000억 목표는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상하이에서 한식을 제대로 알리는 현지 파트너처럼, 사람과 문화에 투자하는 방식의 글로벌 확장이 중요하다”며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커뮤니티 기반 캠페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