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HBM 확산에 생산능력 확충 압력 커져삼성·하이닉스·마이크론, 신규 공장 투자 동시 진행D램 비트그로스 급증 … 장비시장 향후 2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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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가 진행중인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뉴시스
향후 2년간 반도체 장비투자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과정에서 더 많은 전공정 웨이퍼가 필요해지면서 주요 업체들이 대규모 신규 공장 투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4일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6년과 2027년 글로벌 웨이퍼 팹 장비(WFE) 시장 규모를 각각 1290억달러, 1450억달러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각각 11%, 13%다. 직전 전망과 비교하면 내년 전망치는 똑같이 유지했지만 2027년 전망치는 1370억달러(전년 대비 7% 증가)에서 높여 잡았다.WFE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원재료인 웨이퍼를 가공하는 데 쓰이는 장비를 뜻한다. 분야별로 보면 2026년에는 파운드리·로직 공정을 10억달러 상향하고 낸드플래시 공정을 10억달러 낮춰 잡았다. 2027년에는 D램 공정을 50억달러, 파운드리·로직 공정을 40억달러 상향한 반면 낸드는 11억달러 하향 조정했다. 전체 WFE 전망 상향은 결국 메모리 중에서도 D램 투자의 증가 폭이 가장 크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모건스탠리는 2026~2027년 D램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연평균 25%로, 2022~2025년 평균 16%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서버 중심의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HBM 생산 시 필요한 전공정 웨이퍼 투입량이 일반 D램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HBM 도입률이 높아질수록 생산단계에서 필요한 장비·클린룸·캐파가 과거보다 훨씬 많이 요구되며, 이 점이 전체 장비투자 확대의 출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이미 장비투자는 가속화되고 있다. 2020~2022년 대비 2023~2025년 D램 장비투자는 약 5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이 증가가 단순한 사이클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고 본다. HBM 확대로 비트그로스가 17%에서 18%로 늘어난 데다, 기존 공장 증설 중심의 투자 흐름 속에서도 전체 신규 공장 투입이 꾸준히 유지됐기 때문이다.특히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비중 변화가 큰 흐름을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CXMT는 2023~2025년 전 세계 신규 메모리 공장 투자에서 약 44%를 차지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이 비교적 조심스러운 투자 기조를 유지한 기간에도 전체 신규 공장 투자를 일정 수준 유지시키는 역할을 했다. CXMT의 비중은 2020~2022년 12%에 불과했다.업계에서는 2026~2027년부터 이 구조가 다시 뒤바뀐다고 보고 있다. 서버와 HBM 중심의 수요 확대 속에서 CXMT의 신규 공장 비중은 22% 수준으로 낮아지고, 대신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신규 공장 투자의 중심으로 복귀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장비투자는 2026~2027년 연평균 42% 증가하는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수요 측면에서도 변화는 명확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2026년 서버 수요 비중이 PC·스마트폰을 사실상 따라잡고, 2027년에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서버 중심의 구조로 전환되면 생산시설은 기존 증설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고, 신규 공장 확보 속도가 전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연도별로 보면 2026년에는 마이크론의 설비 업그레이드, 삼성전자의 평택 4공장(P4) 신규 공장 확장, SK하이닉스의 청주 M15X 신규 공장 확대, CXMT 투자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7년에는 마이크론 보이시(Boise) 신규 공장, 삼성 P4·P5 확장, SK하이닉스의 M15X 및 용인 클러스터 신규 공장이 본격화되면서 장비투자가 한 차례 더 뛰는 구간이 도래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업계에서는 서버·HBM 중심의 수요 재편이 이미 고착화된 만큼, 생산능력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서버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업체가 일제히 신규 공장 투자를 진행하는 구도는 드문 사례”라며 “투자 시점이 겹치면서 장비투자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