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계열사 7곳 중 F&I만 신임 대표 선임강성묵·남궁원 등 비은행 핵심 CEO 연속성 확보수익성·리스크 관리 성과에 ‘안정 카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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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지주가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안정 유지’를 선택했다. 임기 종료 대상 7개 계열사 가운데 6곳은 기존 수장을 유임하고, 하나에프앤아이(F&I) 한 곳만 새 대표를 선임했다.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경영 연속성을 우선시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은 10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주요 계열사 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했다. 가장 주목받았던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겸 부회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강 대표는 취임 이후 비상경영체제 전환과 조직 정비를 통해 하나증권을 흑자 구조로 되돌렸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리스크 관리와 수익 기반 다변화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명보험 부문을 맡고 있는 남궁원 하나생명 사장도 임기를 이어간다. 판매 채널 다각화와 신사업 확대를 통해 영업 체질을 개선하고 투자자산 관리 역량을 강화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또한 하나손해보험의 배성완 사장은 장기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과 손해율 안정화에 주력하며 내실 성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부동산 및 대체투자 계열사 역시 변화 없이 기존 체제를 유지한다. 하나자산신탁의 민관식 사장은 신탁업계 최상위권의 수익성을 유지했고,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정해성 사장은 대체투자 전문성을 바탕으로 운용 역량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나금융티아이의 박근영 사장 역시 그룹 디지털·IT 인프라 고도화와 보안 역량 강화 측면에서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유임됐다.

    유일한 변화는 하나에프앤아이에서 나타났다. 신임 대표 후보로는 이은배 하나은행 영업지원그룹장이 내정됐다. 이 후보는 여신심사와 기업금융 분야에서 오랜 현장 경험을 쌓아온 인물로,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와 자산 회수 역량을 강화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대대적 쇄신보다는 검증된 리더십을 통해 불확실한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시그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은행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비은행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단기간 성과보다는 안정 속 점진적 도약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추천된 후보들은 향후 각 계열사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