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 이례적 구두개입 … 시장 “외환 공조 신호”한·미·일 동시 ‘경고음’, 원화 약세 흐름 제동대미 투자·협상 변수에 환율 민감도 높아져지속성은 미지수 … 금리·정책 조합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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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15일 개장과 동시에 가파르게 떨어졌다. 미국 재무장관이 원화 약세를 이례적으로 지적한 여파로 시장 심리가 급반전한 것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12.5원 하락한 1465원에 개장했다.

    야간 거래에서도 변화 조짐이 나타났었다. 환율은 14일 밤 1477원대에서 1470원 초반으로 밀어낸 뒤 장중 한때 1462원까지 하락하며 마감했다. 10거래일 연속 상승을 멈춘 배경에는 이례적 발언의 영향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단은 미국 재무부의 공개 브리핑이었다. 미 재무부는 스콧 베선트 장관이 구윤철 경제부총리와의 회동에서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원화 가치 하락은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국이 사실상 원화에 대한 '구두개입'을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이번 발언은 원화 약세가 한·미 산업 및 무역 협력 구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미국 측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대미 투자 이행 과정에서 지나친 환율 변동성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도 개입 효과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번 발언의 배경에 올해 본격화될 대미 투자 이행이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재무장관 레벨에서 특정 통화를 명시적으로 거론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외환 당국 공동 대응을 염두에 둔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비슷한 톤의 외환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 기대는 더욱 커졌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전날 "투기적 환율 움직임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원화가 엔화 약세와 연동된 흐름을 보여온 만큼, 엔화 반등은 원·달러 하락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속 가능성엔 의문도 남는다. 시장은 외환정책과 금리정책 사이의 미묘한 균형이 앞으로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고 한·미 금리차가 좁혀지지 않는 이상 원화 약세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첫 통화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급등한 환율 부담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는 사실상 동결이 확정적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다. 이에 따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시그널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