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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한 타이어 판매점ⓒ뉴데일리
엔진오일과 배기음이 사라진 전기차, 차량 성능을 체감하는 핵심 요소로 타이어가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차주들의 타이어 교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타이어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1~2022년 보급된 전기차들이 교체 시점에 들어서며 교체용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본다. 현장에서도 교체수요가 체감된다는 목소리가 늘었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최근에 확실히 전기차 차주들의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요즘은 미리 운전 성향이나 주행환경에 맞춰서 타이어를 봐두고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 상대적으로 적어 주행 중에는 바람 소리와 노면 소음이 더 도드라지기 쉽다. 여기에 배터리로 인해 차량 하중이 커지고, 즉각적인 토크 특성이 겹치면서 타이어 부담도 커진다. 이 때문에 전기차에서 타이어는 정숙성, 승차감, 내구성 같은 '체감 요소'를 좌우하는 부품으로 더 자주 거론된다.
과거 내연기관 자동차 사용자들에게 타이어는 '닳으면 바꾸는 소모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차의 성능 개선을 위해 엔진 튜닝이나 서스펜션 조정, 브레이크 시스템을 조정하거나 고급 엔진오일 선택과 같은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했다. 반면 엔진이 사라진 전기차에는 이런 요소가 줄면서 타이어 교체가 소비자 체감 주행변화를 느낄 수 있는 선택지로 인식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차주들은 타이어 교체를 '차가 달라지는 순간'으로 기억하기도 한다. 작년 전기차를 구매한 30대 A씨는 "기존 타이어에서 윈터타이어로 바꿨더니 소음과 접지감이 확실히 달랐다"며 "여유가 생기면 더 좋은 제품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소비자 선택은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나뉘었다.
먼저 전기차 전용 타이어의 높은 가격 부담으로 인해 국산 일반 타이어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있다. 최근 국산 타이어 전반의 성능 수준이 높아지면서, 일반 타이어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판매점 직원 B 씨는 "경기 상황도 고려하거나 소음에 예민하지 않으신 고객의 경우, 전기차용 타이어를 굳이 끼지 않고 일반용 타이어로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전기차 특유의 조용함을 최대한 누리려는 소비자들은 타이어 내부에 흡음재(스펀지)가 부착된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선호한다. 가격은 대체로 일반 타이어보다 비싼편이지만, 노면 소음을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내 타이어 3사도 전기차 전용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아이온(iON), 금호타이어는 이노뷔(EnnoV) 브랜드를, 넥센타이어의 'EV 루트'는 전기차에 최적 성능을 내는 타이어에 부여하는 전용 마크(인증 마크)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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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온 에보 SUV 및 아이온 에보 AS SUV 타이어ⓒ한국타이어
한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가격 부담이 있더라도 정숙성과 내구성을 고려해 전기차용 타이어를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차량 하중이나 마모 특성에 따라 교체 주기가 예상보다 짧아질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고성능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입 프리미엄 타이어 수요도 꾸준하다. EV9과 같은 대형 모델이나 수입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서는 주행 성능을 고려해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설명이다. 타이어 판매점 직원 C 씨는 "실제로 프리미엄급 수입 전기차 고객 사이에서는 고성능 하이엔드 타이어를 끼겠다 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승차감과 제동력, 접지력을 위해 '광폭 타이어'를 선택하는 등 개인의 취향이 적극 반영되는 추세다.
타이어 회사 관계자는 "가격, 주행 환경과 거리, 제동 성능 선호, 운전 습관 등 여러 요소가 구매에 영향을 준다"며 "전기차는 하중과 토크 특성 때문에 타이어 선택이 체감 성능에 미치는 비중이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타이어 제조사들에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전기차 확산으로 엔진오일이나 복잡한 내연기관 부품 관리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소비자들이 직접 타이어 브랜드를 비교하며 선택하는 타이어 시장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타이어는 정숙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요구받는 만큼 기술적 난도가 높은 분야" 라며 "전용 라인업 확대가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비소에서 추천해 주는 대로 끼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 전기차 소비자들은 본인의 주행 습관을 보는 사람, 소음을 중시하는 사람 등등 다양하게 있다"며 "국산 브랜드들도 수입산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용 라인업을 쏟아내며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