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넥스트 리모델링'·현대건설 '더 뉴 하우스' 론칭잠실 엘스 정비방식 검토…이주·철거부담 덜하고 공기 단축층간소음 등 개선효과 의문…증축 없어 입주민 공사비 부담↑
  • ▲ 서울의 한 리모델링 공사현장. ⓒ리모델링주택조합협의회
    ▲ 서울의 한 리모델링 공사현장. ⓒ리모델링주택조합협의회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도시정비 시장에 때아닌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그간 수익성 부족으로 외면받았던 리모델링이 최근 갑작스럽게 활기를 띠는 것은 건설사들의 새먹거리 확보 경쟁에 불이 붙은 까닭이다. 업계 1·2위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잇따라 '신개념 리모델링' 사업모델을 내놓자 그간 재건축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강남권 노후단지들이 앞다퉈 호응에 나서고 있다.

    새리모델링 핵심은 아파트 기본골조와 구조를 유지한 채 외관과 커뮤니티, 조경 등을 리뉴얼하는 것으로 기존 방식대비 이주와 철거, 인허가 부담이 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실제 적용사례가 아직 없고 일부 개보수라는 한계도 분명해 '누더기 보수', '땜질처방' 뿐이라는 부정론이 상당하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넥스트 리모델링', 현대건설은 '더 뉴 하우스'로 강남권 리모델링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상징성과 수익성이 큰 사업장을 누가 먼저 거머쥐느냐에 따라 시장 초기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시점에선 송파구 대장단지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가운데 한곳인 '잠실 엘스'에 정비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준공 18년차를 맞은 이 단지는 입주민을 대상으로 신개념 리모델링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입주민선호도 조사결과에 따라 해당단지 리모델링 방향성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에 더해 삼성물산은 강남구 12개단지와 파트너십을 맺고 신개념 리모델링을 추진중이다. 이에 맞서 현대건설은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에 새리모델링 방식을 첫 적용할 계획이다.

    두 방식 공통점은 모두 입주민이 그대로 거주하고 있는 상태에서 단지내·외부를 개보수하는 것이다.

    기본골조를 그대로 두고 공용부와 일부 인테리어 등을 선택적으로 새단장하기 때문에 이주 및 철거부담이 없고 사업기간도 기존 리모델링보다 단축될 수 있다. 다만 골조·구조를 유지하는 특성상 기존 리모델링과 같은 증축은 불가능하다.

    차이점을 비교해보면 삼성물산 모델이 현대건설보다 공사 규모와 범위가 더 크고 기존 리모델링 방식에 더 가깝다.

    예컨대 삼성물산의 넥스트 리모델링은 외벽·조경·주차장·커뮤니티 등 공용부에 더해 가구별 인테리어까지 리뉴얼 범위에 포함된다. 반면 더 뉴 하우스는 공용부분 개보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전자는 주택법상 리모델링 법령에 따라 공사완료시 준공연한이 리셋되고 신축단지로 변경되지만 후자는 공동주택관리법상 대수선(大修繕) 관련 법령을 적용받아 공사후에도 준공연한이 유지된다.

    사업주체도 삼성물산 방식은 리모델링 조합, 현대건설은 입주자대표회의로 차이를 보인다.
  • ▲ 삼성물산 넥스트 리모델링(위)과 현대건설 더 뉴 하우스. ⓒ각사 제공
    ▲ 삼성물산 넥스트 리모델링(위)과 현대건설 더 뉴 하우스. ⓒ각사 제공
    강남권 노후단지 주민들 사이에선 신개념 리모델링을 두고 재건축과 리모델링간 틈새시장으로 여기며 반기는 모양새다.

    현재 재건축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추가분담금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태이고 리모델링도 내력벽 철거제한 등 규제와 사업성 부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한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용적률 200%이상 단지는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 새리모델링 방식이 효과적"이라며 "10년, 20년뒤 미래가치보다는 당장 현재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메리트"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새리모델링 모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우세한 분위기다. 특히 일부 개보수방식 자체에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골조와 구조변경 없는 리모델링만으로는 층간소음 같은 노후단지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뼈와 장기가 병들었는데 피부과, 성형외과에 가는 격"이라며 "건축물 뼈대를 건들지 않고 보이는 부분만 누더기처럼 고치는건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A 대형건설 관계자는 "2000년대 이후 지어진 아파트 70%가량이 벽식구조인데, 이 구조가 층간소음 주원인중 하나"라며 "골조변경 없이 층간소음을 잡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성 문제도 해결과제로 지목됐다. 통상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은 증축을 통해 확보한 일반분양 물량으로 수입을 확보하지만 새리모델링은 증축이 없어 그에 따른 공사비용을 주민들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또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비용으로 가구당 1억원이 소요된다고 들었는데 현재 공사비 상승기조를 고려할 때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명확한 공사비 산출방식과 리모델링 과정에서 거주중인 입주민 안전 등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설명이 없으면 주민동의율 확보단계에서 막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