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신용카드 61만건 달해 … 5년 만에 두 배 증가비대면 발급·다국어 지원 확대 … 업계, 외국인 접근성 강화신용이력 부족·사후 관리 부담 … 신용평가 고도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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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업계의 성장 공식이 바뀌고 있다. 내국인 소비가 둔화되는 사이 외국인 카드 결제액이 20조원 선에 근접하며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계열 카드사가 발급한 외국인 신용카드는 지난 2020년 30만9696개에서 2025년 상반기 61만5216개로 5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외국인 카드 결제금액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 10조5000억원이던 결제금액은 지난해 약 19조2000억원으로 2년 만에 80% 이상 증가했다.

    외국인 카드 이용 확대의 배경에는 국내 체류 외국인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체류 등록 외국인은 160만663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등록 외국인 수는 2021년 109만명에서 2022년 118만명, 2023년 134만명으로 꾸준히 늘어났고, 지난해 148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60만명 선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외국인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우리카드는 이날 국내 장기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카드 신청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모바일을 통해 신청부터 심사, 발급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처리하는 원스톱 시스템으로, 기존 영어버전에서 중국어, 베트남어까지 언어지원을 확대했다.

    BC카드는 지난달 여권 인증만으로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한 ‘외국인 전용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외국인등록증이 없는 관광객이나 단기 체류자, 등록증 발급 전 유학생도 선불카드를 기반으로 국내 약 350만개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결제 인프라를 구축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외국인 전용 신용카드 ‘E9pay 신한카드 처음’을 선보이며 카드 발급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총 16개국 언어로 상품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 발급 자격 기준을 낮춰 거래 기간 1개월 이상, 잔액 1000만원 이상 금융자산만으로도 발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KB국민카드는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전용 상품으로 ‘KB국민 월컴플러스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인 ‘KB국민 탄탄대로 웰컴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외국인 고객을 위한 외국어 채팅 상담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했다. 상담사는 한국어로, 고객은 자국어로 대화하면 인공지능(AI) 기반 번역 솔루션이 실시간으로 번역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만 외국인 시장 확대와 함께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제기된다. 외국인은 국내 신용이력이 부족해 정밀한 평가가 어렵고 출국 가능성 등으로 사후 관리가 까다로워 연체 관리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특성을 반영한 신용평가 체계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고객과 외국인 카드 이용액 증가세가 뚜렷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우량 외국인 고객을 선별할 수 있는 신용평가 체계 개편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