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DSR·포용금융 분리 관리 본격화금리 상승·초장기 고정금리 도입까지 겹쳐수익은 제약, 리스크 관리는 정교화 압박가계대출 중심 성장 모델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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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의 초점을 '총량 억제'에서 '구조 관리'로 옮기면서 은행권의 부담이 한층 더 커지고 있다. 대출 증가율만 맞추던 방식에서 벗어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포용금융을 각각 분리해 관리하는 다층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은행의 영업 전략과 리스크 관리 체계 전반이 동시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중대한 잠재 리스크"라며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은행권 증가율(약 1.8%)보다 더 낮게 관리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해온 주담대에 대해선 총량과 별도로 관리 목표를 설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DSR 규제 역시 확장 국면이다. 현재 일부 전세대출과 규제지역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DSR을 무주택자, 신용대출, 기타 주택 관련 대출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상환능력 중심 여신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DSR 적용 비중을 신규 취급 기준 약 40%에서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며, 다음 달 말 강화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문제는 규제의 '층위'가 늘어날수록 은행의 관리 난이도도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는 점이다. 총량을 억제하면서 주담대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DSR 기준을 충족하는 동시에 포용금융 공급까지 유지해야 한다. 은행권으로선 대출 한도 관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리 산정, 수신·여신 조달, 내부 리스크 모델까지 동시에 손봐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대출금리 상승 흐름까지 더해졌다. 4대 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최근 연 4.25~6.39%까지 올라섰고, 신용대출과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시장금리 상승과 가산금리 조정으로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 일부 은행이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가산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면서 차주 부담과 대출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다.

    은행권 부담을 키우는 또 다른 변수는 30년 만기 순수 고정금리 주담대 도입이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하반기 민간 금융권에서도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가 출시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가계의 금리 변동 리스크를 낮추고 부채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장기 금리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특히 스트레스 DSR 적용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질 경우 한도 관리 부담까지 더해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대출은 줄이되 위험은 더 정교하게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5대 은행의 가계대출과 주담대 잔액은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주담대 비중은 여전히 44%를 웃돈다. 주담대를 별도로 묶을 경우 은행의 핵심 수익원에 직접적인 제약이 불가피하다.

    포용금융은 총량 규제에서 일부 제외되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손실충당금 적립과 채권 관리 부담을 동시에 키운다. 성장 여지는 좁아지는 반면 리스크 관리 비용은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를 가계부채 정책의 2단계, 즉 부채의 양이 아니라 질을 관리하는 원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중심 성장 모델이 근본적인 수정 국면에 들어섰다"며 "은행권 전반의 수익 구조와 리스크 관리 역량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