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원인 '콘크리트 둔덕' 지목 … '조종사 과실' 오해 불식참사 13개월째 처벌 0건 … 책임자 입증 가능한 문건 부재국조특위 활동에도 진상규명 지체 … 국토장관 '노쇼' 논란도경찰, 특별수사단 재편 … 둔덕 관리·조사 은폐 들여다보기로
  • ▲ 무안국제공항 항공기 추락 사고 현장 ⓒ박정희 기자
    ▲ 무안국제공항 항공기 추락 사고 현장 ⓒ박정희 기자
    재작년 말 발생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콘크리트 둔덕이 지목된 가운데 아직도 책임자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항공당국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국토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는 콘크리트 둔덕 형태를 한 무안공항 방위각을 재작년 말 발생한 항공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우선 국토부는 국회 여객기 참사 국정조사특위 요구에 따라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2차관을 중심으로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토부는 콘크리트 둔덕 형태의 방위각 시설이 설치 기준과 운영 규정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는 의견과 함께 방위각의 최초 설치 단계부터 개량 사업 단계까지 모두 잘못됐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항철위 사고 조사 용역에서도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둔덕이 없다고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 탑승자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도출됐다. 콘크리트가 아니라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설치됐을 경우 10m 높이의 보안담장을 뚫고 지나가도 중상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추정 결과도 명시됐다. 

    이에 따라 항철위가 지난해 중순 발표하려던 중간조사 결과에 따른 '조종사 과실' 오해는 불식됐으며, 국토부와 항철위의 조사 객관성도 어느 정도 입증됐단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항철위가 국무총리 산하로 이관하기로 하면서 조사의 객관성 문제는 점차 사그라들었다.

    다만 국회 국정조사특위 활동에도 불구하고 콘크리트 둔덕을 만들고 유지한 핵심 주체와 책임자에 대한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토부에 대한 의심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토부는 당시 책임자를 규명할 수 있는 문서가 남아있지 않기에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단 입장이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국조특위 마지막 회의에 국토부 장관과 관계자들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국토부를 향한 시선은 더 악화됐다. 이를 두고 야당인 국민의힘에선 "국토부 장관의 노쇼는 직무유기"라며 "국토부가 자체 사실조사 결과에 대해 쏟아질 비판과 지적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책임 당사자가 속했던 국토부에서의 진상 규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가운데 유가족들은 경찰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참사 13개월째 책임자 처벌 0건, 구속 0건, 공식적인 자료 공개 0건에 그친 만큼 경찰의 강력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전날 전남경찰청에 설치된 수사본부를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특별수사단으로 재편하고 수사관과 전문가 48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둔덕 설치·관리에 부실이 있었는지, 사고 조사 과정에서 축소·은폐 시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기로 하면서 진상 규명에 대한 기대도 다시금 커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 콘크리트 둔덕을 만들거나 유지했을 당시에는 지금처럼 참사로 번질 거란 생각을 못 했기에 관련 문서가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경찰이 특별수사단을 꾸리고, 관련자들을 입건한 만큼 경찰 조사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