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선 창업주 지분 상속 국면…상속세·분배방식에 업계 촉각중흥건설 지분 분배시 정원주 부회장 27.9%vs차남·장녀 34.1%지분 몰아주기·협의 분할 가능성도…업계 "기존 구도 유지 무게"
  • ▲ 故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중흥그룹 제공
    ▲ 故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중흥그룹 제공
    정창선 창업주의 급작스런 별세로 중흥그룹이 본격적인 2세 경영 체제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 현재는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겸 대우건설 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 구도가 유지되고 있지만 향후 지분 상속과 계열 정리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규모기업집단 현황공시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재계 순위 20위권의 건설 계열 대기업집단으로 다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정창선 창업주는 생전 비상장 핵심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높은 지분을 보유하며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서 있었다. 그가 생전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 핵심 계열사 지분은 향후 지분 정리와 상속 국면에서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 창업주는 △중흥건설 76.74%(138만7469주) △중흥주택 94.65%(54만6144주) △중흥건설산업 81.66%(82만4165) △나주관광개발 14.16%(8만4960주) △세흥건설 13.83%(7만2197주) 등을 보유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공고히 해왔다.

    현행 상속법상 상속 순위는 배우자와 자녀가 1순위로 1.5대 1 비율로 배분된다. 정 창업주는 배우자 안양임 씨와의 슬하에 장남 정원주 부회장과 차남 정원철 시티건설 회장, 장녀 정향미 씨 등 2남1녀를 두고 있다.

    지난해 기준 상속인간 지분 현황을 보면 정원주 부회장은 지주사이자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중흥토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그외 △중흥건설 10.94% △중흥주택 1.53% △중흥건설산업 11.18% △중흥S클래스 12.17% △중흥개발 37.68% △나주관광개발 20% △에스엠개발산업 55% 등 지분을 손에 쥐고 있다.

    계열분리된 정원철 회장은 중흥그룹내 보유지분이 없고 정향미 씨 경우 △중흥건설산업 0.98% △제이앤케이에스 60% 지분을 보유중이다. 제이앤케이에스는 정향미 씨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부동산 관리회사다.

    정향미 씨의 남편이자 정 창업주 사위인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 경우 제이앤케이에스 지분 10%만 보유중이다.

    여기에 정 창업주 배우자 안 씨가 △중흥건설 2.94% △중흥주택 0.87% △중흥건설산업 6.18% △나주관광개발 8% 등을 보유하고 있다.

    중흥그룹 경우 이미 2021년 정원주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중흥토건, 정원철 회장이 시티건설을 소유하는 것으로 계열분리된데다 정향미 씨도 유의미한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승계구도는 정리가 된 상태다.

    다만 그간 재계 사례를 감안할 때 정 창업주의 지분이 배분되는 과정에서 상속인간 이합집산이나 계열사 지분 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정 창업주가 별다른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이들 지분은 배우자 분을 제외하고 세자녀에게 3분의 1 비율로 균등 분배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그룹내 핵심 계열사인 중흥건설 경우 정 창업주가 보유한 지분 76.74%가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분배된다고 가정하면 각 상속인별 보유지분은 △안양임 씨 28.52% △정원주 부회장 27.99% △정원철 회장 17.05% △정향미 씨 17.05%로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차남과 장녀 지분을 합산하면 34.1%로 정원주 부회장의 27.99%를 웃돌아 자칫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소지가 있다. 안양임 씨 지분이 정원주 회장을 넘어서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선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승계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던 만큼 직접적인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경영권 안정을 위해 정원주 회장에게 지분을 몰아주거나, 차남·장녀에게 부동산 및 현금 등 다른 자산을 배분하는 협의 분할 형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상속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상속세 부담과 지분 분산 구조를 꼽는다. 비상장 계열사 지분의 경우 시장 유통이 제한적인 만큼 상속세 재원 마련이 쉽지 않고 연부연납이나 배당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다만 이 같은 선택지는 재무 구조와 경영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과거 대기업 집단에서도 창업주 사후 지배구조 정리가 지연되면서 형제 간 갈등이 장기화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상속 이후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이어지며 기업 가치와 경영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일부는 계열 분리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전례를 고려할 때 향후 지분 정리와 역할 조정 과정 역시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상속 이후 지분이 법정 비율로 분산 되더라도 실제 경영권은 단순 지분 합산 보다는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경영 주도권과 의사결정 구조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미 형성된 경영 체계와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유지되는 한 기존 구도가 단기간에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대기업 집단에서도 상속 과정에서 지분 정리와 역할 분담이 지연돼 내부 이해관계 충돌이 장기간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았다"며 "시장에서는 계열 분리 가능성까지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상속 이후 지분 구조 변화 자체보다는 이미 형성된 경영 체제가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