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 중 23명 임기만료 … 향후 2년간 '주류' 결정하는 자리 7월·9월 개정상법 시행 … 독립이사 명칭변경·집중투표제 배제 금지 등 이찬진 "은행권이 먼저 지배구조 혁신 나서야" 금융권 겨냥 3월 주총, 금융권 '자정능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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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개정 상법 시행이 하반기로 다가온 가운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의 약 70%를 교체하거나 재선임하는 대규모 인선에 나선다. 사외이사 임기 구조상 3월 주총에서 이사회가 확정되면 향후 2년간 강화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지배구조 선진화를 요구하는 당국의 시선이 맞물리며 셈법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1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총 32명 중 23명의 임기가 오는 3월 종료된다. 하나씩 살펴보면, 하나금융이 사외이사 9명 중 8명의 임기가 종료되고 신한금융은 9명 중 7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7명 중 5명, 7명 중 3명의 임기가 끝난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이사들은 통상 2년의 임기를 보장받아 2028년 3월까지 이사회를 이끌게 된다.문제는 이번 주주총회가 기존의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이다. 제1, 2차 상법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오는 7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기존 '사외이사'의 명칭이 '독립이사'로 변경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이 기존 1인에서 2인으로 상향된다. 나아가 모든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합산 3%로 제한되는 이른바 '3% 룰'도 시행된다. 9월부터는 정관을 통해 배제 가능했던 '집중투표제'에 대한 배제 금지 조항도 적용돼 소수 주주들의 권리가 더욱 강화된다.하지만 3월 주총에서 이사 선임이 완료될 경우 이들은 개정 전 '구법'의 적용을 받게된다. 시행 시작일은 개정일(2025년 7월 22일, 2025년 9월 9일)로부터 1년 후(2026년 7월 23일, 2026년 9월10일)이기 때문에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사실상 향후 2년간 강화된 규제의 효력을 피해갈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인선이 규제 공백기를 활용해 경영진 친화적인 인사를 '알박기' 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변수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압박이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은행권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으며 오는 3월 말 '지배구조 TF 개선안'을 발표한 뒤 관련 법률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비록 개정 상법의 법적 의무는 7월부터 발생하지만 당국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이 노골적으로 '규제 회피성' 인사를 단행하기는 부담스럽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거수기' 논란이 있는 인사를 무리하게 배치할 경우 당국과의 관계 설정에 난항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 12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권이 먼저 지배구조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법적 강제성이 없는 3월에 주총이 진행되더라도 금융사의 자정 노력이 선행돼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결국 방향은 금융지주의 선택에 달렸다. 이번에 선임되는 70%의 뉴페이스들이 향후 2년간의 '방패막'이 될지 '혁신 주체'가 될지를 두고 금융권의 자정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주주들은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후보들이 경영진과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지, 독립성을 갖췄는지 현미경 검증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