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기금 쏠림 줄고 공공기관·퇴직연금 머니 전면 부상DB·DC 연금 머니에 ALM·로보어드바이저 역량 승부처자본시장연구원 "이제는 마케팅 아닌 운용 성과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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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자금이 국내 OCIO(완전위탁운용)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적기금 중심이던 시장에 공공기관과 퇴직연금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수탁운용사의 경쟁축이 마케팅 · 관계에서 운용 역량과 성과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다.19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퇴직연금 OCIO 시장 확대와 수탁운용사 대응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9월말 기준 국내 OCIO 시장 규모가 156조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2년 132조원과 비교하면 3년간 연평균 5.7% 성장한 셈이다.다만 남재우 선임연구위원은 "자산운용사 · 증권사로서는 만족할 만한 성장세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시장 구성을 보면 공적기금 비중은 전체의 85%에서 66%로 줄어든 반면, 공공기관은 5%에서 21%로,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은 2%에서 5%로 비중이 크게 늘었다.공공기관 자금은 대부분 연기금투자풀을 통해 유입돼 신규 운용사 진입 여지는 제한적이지만 450조원을 웃도는 퇴직연금 적립금은 레드오션화된 OCIO 시장의 구조를 바꿀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퇴직연금 부문만 떼어보면, 각종 제도 개편에 힘입어 최근 3년간 약 6조원의 DB 적립금이 OCIO로 새로 유입되면서 퇴직연금 OCIO 수탁고는 약 8조원 규모로 성장했다.남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면 외부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고 자산운용 측면에서는 투자일임 방식의 위탁 확대가 곧 OCIO 운용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DB형의 경우 적립금운용위원회 설치, IPS(투자정책서) 작성 의무화, 사외적립 의무 강화 등 제도 변화로 사용자(기업)의 운용 인식이 바뀐 점이 OCIO 유입 확대의 배경으로 꼽혔다.완전적립 DB를 완전위탁 방식으로 운용할 때 수탁운용사의 핵심 경쟁력은 자산부채관리(ALM)에 기반한 목표지향(자산-부채 연동, 목표 기반) 자산운용 역량이라는 진단이다.이에 따라 수탁운용사에는 연금 계리를 포함한 조직·전문 인력을 갖추고 ALM 기반 자산배분과 실제 운용성과를 축적하기 위한 전사적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확정기여형(DC)의 경우 현재 논의 중인 DC 중심의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은 단기간 내 시장 판도를 바꾸기 어렵다는 평가다.남 연구위원은 오히려 현행 '계약형' 지배구조를 전제로 DC 적립금을 대상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투자에 대한 OCIO의 대응 전략이 더 현실적이라고 내다봤다.초개인화된 투자 솔루션을 지향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DC형 퇴직연금 시장의 잠재적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고 향후 일임투자가 디폴트옵션 적격상품에 포함될 경우 관련 운용 역량이 OCIO 수탁운용사의 중요한 경쟁우위가 된다는 설명이다.아직 구체적 지배구조가 정해지지 않은 기금형 퇴직연금에 대해서는 선제적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다만 논의 중인 퇴직연금 기금 유형(영리형 · 비영리형)과 OCIO 수탁자 유형(자산운용사 · 증권사) 조합에 따라 수탁운용사의 기능과 역할이 달라지는 만큼, 도입 가능성이 높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유형별 대응 전략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남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자금 유입으로 OCIO 시장 판도가 바뀔 경우 사업 경쟁력은 과거처럼 마케팅이나 관계 중심이 아니라 운용 역량과 성과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연금자산 운용에 특화된 자산배분 · 위험관리 체계를 통해 연금제도가 요구하는 수준의 성과를 안정적으로 달성하는 일임투자 역량을 OCIO의 본원적 경쟁력으로 인식하고 이를 강화하는 전략을 전사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