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무효 뒤 10~15% 글로벌 관세 재추진단가 인하 압박·수주 지연 우려… "영업이익 다 내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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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미국의 관세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국내 중소·중견 수출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호관세가 법원 판단으로 제동이 걸린 직후 10% 글로벌 관세가 도입됐고, 15%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23일 산업계는 미국의 관세율 자체보다 정책의 잦은 변동을 더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적용 대상과 시행 방식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협상과 수주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낮은 중소기업은 관세 부담이 일부만 전가돼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경기 남부에서 산업용 부품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한 중소 제조기업 대표는 "작년에도 관세와 환율 때문에 마진이 거의 남지 않았다"며 "관세가 실제로 얼마가 적용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바이어와 장기 계약을 맺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이어 "결국 가격을 일부 낮춰 맞출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영업이익이 사실상 사라지는 구조"라고 덧붙였다.이번 조치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기존 관세 체계가 효력을 잃은 이후 1974년 무역법 122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모든 국가를 상대로 한 보편 관세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대응 부담이 커진 상태다.인코텀즈 DDP(관세지급인도조건) 방식으로 수출하는 기업의 경우 환급·정산 문제도 변수다. 관세 체계가 바뀌면서 환급 대상 여부를 둘러싼 문의가 늘고 있다. 정부는 관련 기업 약 6000곳을 대상으로 환급 가능성과 대응 방안을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간접 영향도 적지 않다. 미국향 매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이 관세 부담을 이유로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할 경우 협력 중소기업의 매출과 가동률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수주 지연과 재고 부담 확대도 우려된다. 산업재와 부품·소재 분야는 원자재 가격 변동과 환율까지 겹치면서 비용 압박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자동차·철강 등 일부 품목 관세는 별도로 유지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주력 수출 품목의 직접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관세 정책이 산업별·품목별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도체·기계·전력설비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정부는 한미 간 협의 채널을 통해 통상 환경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관세 동향을 상시 점검하며 업계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기업들은 적용 범위와 FTA 예외 인정 여부가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올해 역시 관세 변수가 실적의 주요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