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폰 치열 경쟁에도 소비자 관심은 '가성비 랩톱'AI 기능 체감 제한적 … 스마트폰 교체 수요 둔화스마트폰 체험존 한산, 보급형 노트북 상담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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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폰17e와 맥북 네오가 출시된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홍대 애플스토어에 소비자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윤아름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갤럭시 S26 시리즈와 아이폰17e를 같은 날 출시하며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경쟁에 불을 붙였지만 시장에선 예상과 다른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신제품 스마트폰보다 99만원대 보급형 노트북 전시대에 소비자 발길이 몰리며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최근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IT 기기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제품을 찾기 시작한 데다 AI 기능 강화에도 체감 혁신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매장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지난 11~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애플스토어. 평일 오후임에도 매장 내부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다만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은 같은 날 공개된 스마트폰이 아니라 보급형 노트북 '맥북 네오' 전시대였다.전시대 앞에는 제품을 직접 들어 무게를 확인하거나 키보드를 두드려보는 체험 고객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일부 방문객은 키감을 확인하기 위해 한참 동안 타이핑을 해보거나 화면 밝기와 색감을 비교했다.직원에게 구매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늦은 오후 시간에도 매장 안에는 수십명의 대기 인원이 매장 양 측에 줄지어 서 있을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고, 30분 가까이 대기를 하고도 구매를 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
- ▲ 소비자들이 서울 마포구 홍대 애플스토어에서 맥북 네오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윤아름 기자
매장에서 만난 20대 취업준비생 A씨는 "맥북을 쓰고 싶었지만 가격이 부담돼 고민해왔다"며 "99만원이라는 가격을 보고 바로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문서 작업이나 웹서핑 정도만 하기 때문에 성능이 아주 높지 않아도 괜찮다"고 덧붙였다.다른 방문객들도 노트북의 무게나 색상을 꼼꼼히 살펴보는 모습이었다. 한 대학원생은 "평소 쓰던 노트북이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힘들었다"며 "가격도 저렴하고 디자인도 예뻐서 서브 노트북으로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반면 같은 날 출시된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17e 체험존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신제품을 직접 만져보는 방문객이 간헐적으로 찾았지만 대부분 짧게 기능을 확인한 뒤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었다. 사전예약 고객의 제품 수령을 제외하면 대기하는 고객도 많지 않았다.같은 날 방문한 삼성스토어 홍대 역시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장에는 갤럭시 S26 울트라 카메라 기능을 소개하는 브리핑과 XR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지만 참여 인원은 제한적인 수준이었다.갤럭시 S26 시리즈 체험존에는 제품을 살펴보는 방문객이 간헐적으로 찾았지만 스마트폰을 장시간 체험하거나 구매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은 많지 않았다. 매장 직원이 카메라 줌 기능이나 AI 편집 기능을 시연하기도 했지만 체험 고객 수는 많지 않았다. 사전예약 고객들이 제품을 수령하고 간단히 기능을 확인한 뒤 매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
- ▲ 한산한 삼성스토어 홍대(왼쪽)과 대기줄이 늘어선 애플스토어 홍대 모습ⓒ윤아름 기자
이처럼 매장에서 스마트폰보다 보급형 노트북에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에는 최근 급등한 IT 부품 가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트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PC용 DDR4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30%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LPDDR5X 가격 역시 180% 넘게 치솟았다. 메모리 가격이 단기간에 두세배 가까이 뛰면서 완제품 제조사의 원가 부담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실제 노트북 가격은 빠르게 올라가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PC 제조사들이 신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면서 고성능 노트북은 300만원 안팎까지 올라왔다.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300만원을 훌쩍 넘는 제품도 적지 않다.반면 99만원부터 시작하는 맥북 네오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가성비 제품' 이미지를 얻고 있다. 기본 모델은 교육 할인 적용 시 80만원대 중반에도 구매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학생과 사회초년생을 중심으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맥북 네오는 아이폰17 프로 라인업에 들어간 A18 프로 칩을 기반으로 설계된 보급형 노트북이다. 웹 서핑이나 문서 작업 같은 일반적인 작업에서는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지만 통합 메모리가 8GB로 제한되고 저장장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지적도 나온다. -
- ▲ 애플스토어 홍대에서 소비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윤아름 기자
그럼에도 디자인과 휴대성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무게가 약 1.2kg 수준으로 가볍고 파스텔톤 색상 등 다양한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젊은 소비자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맥북 네오 판매량이 400만~500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전체 노트북 출하량 역시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급형 라인업 확대가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스마트폰 시장 자체의 성장 둔화도 영향을 미친다. 업계에선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두 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AI 기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되는 혁신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일부 소비자들은 기존 스마트폰을 더 오래 사용하거나 교체 시점을 미루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결국 홍대 매장에서 나타난 풍경은 현재 IT 시장의 단면을 보여준다. AI 기능 경쟁이 스마트폰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요인은 여전히 '가격 대비 가치'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는 평가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IT 기기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구매 우선순위를 더 신중하게 따지는 분위기"라며 "AI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제한적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는 제품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