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 시장 3조 규모 … 매출 매년 20~30% 성장발효 계속되는 생김치 관리 까다로워 … 대부분 볶음김치 사용대상 "수분 관리·당일 생산으로 도시락용 겉절이 구현"
  • ▲ 봄동비빔밥 도시락 ⓒGS25
    ▲ 봄동비빔밥 도시락 ⓒGS25
    고물가와 런치플레이션(점심 물가 상승) 영향으로 점심값 부담이 커지면서 편의점 도시락이 한 끼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빠른 구매, 높은 접근성이라는 강점이 1~2인 가구 증가와 근거리 소비 확대 등 사회 구조 변화와 맞물린 결과다.

    편의점과 프랜차이즈를 합친 국내 도시락 시장 규모는 약 3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편의점 도시락이 1조원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편의점 도시락 매출도 최근 몇 년간 매년 20~3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 메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까지 등장하며 상품 구성이 점점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GS25가 선보인 정성가득 봄동 비빔밥(이하 봄동 비빔밥)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식재료 봄동을 빠르게 상품화한 것이다.

    봄동 비빔밥은 제철 식재료인 봄동을 활용한 비빔밥 형태의 제품이다. 김치 브랜드 종가를 운영하는 대상과 협업해 국내산 봄동 겉절이를 사용하고 나물, 계란 프라이, 고기 고명, 참기름 등을 함께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 도시락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반찬이 하나 있다. 바로 겉절이다. 편의점 도시락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반찬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편의점 도시락에는 생김치 대신 가열 과정을 거친 볶음김치가 반찬으로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편의점 도시락에 생김치가 들어가는 경우는 사실상 드물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편의점 도시락이 식품위생법상 즉석섭취식품으로 분류돼 미생물 관리 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이다.

    김치는 대표적인 발효식품이다. 유산균 등 미생물이 살아 있는 상태로 유통 과정에서도 발효가 계속 진행될 수 있어 품질 관리가 까다롭다. 이 때문에 도시락 제조업체들은 미생물 관리가 비교적 쉬운 볶음김치나 열처리 김치를 반찬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편의점 도시락의 생산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 편의점 도시락은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는 음식이 아니라 전문 제조업체가 대량 생산한 뒤 물류센터를 거쳐 전국 매장으로 공급되는 구조다. 짧게는 하루 안에 판매되는 제품 특성상 유통 과정에서도 품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반찬 위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생김치를 반찬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몇 가지 변수가 따른다. 김치는 냉장 상태에서도 발효가 계속 진행되기 때문이다.
  • ▲ 대상 봄동겉절이. ⓒ대상
    ▲ 대상 봄동겉절이. ⓒ대상
    특히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 역시 변수다. 김치는 발효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포장 용기가 부풀어 오르거나 제품 품질이 일정하지 않게 변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편의점 도시락은 전자레인지로 1~2분 정도 데워 먹는 경우가 많다. 생김치는 가열 과정에서 식감이 떨어지거나 특유의 냄새가 강해질 수 있다. 김치에서 나온 수분이 다른 반찬에 스며들어 도시락 전체 맛의 균형을 해칠 가능성도 있다.

    GS25는 겉절이를 도시락 반찬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분과 발효 속도를 동시에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일반 김치는 절임 과정에서 배추의 수분을 충분히 빼 발효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겉절이는 절임 시간을 짧게 가져가 수분과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신 절임 강도와 양념 배합을 조절해 발효가 급격하게 진행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 활용된다.

    GS25에 봄동 겉절이를 생산 및 공급하는 대상 관계자는 "겉절이는 담근 뒤 바로 먹는 음식이라 수분 관리가 핵심”이라며 "일반 김치는 배추를 절여 수분을 빼면서 조직을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이 중요한데 겉절이는 오히려 배추의 수분과 아삭한 식감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선도가 중요한 음식인 만큼 당일 생산해 도시락 제조 공정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절임 과정에서도 일반 김치보다 수분이 과도하게 빠지지 않도록 염도와 절임 정도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방식이 적용됐다"며 "여러 차례 반복 테스트를 통해 겉절이 특유의 식감을 유지하면서도 도시락에 맞는 상태를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또 "절임과 양념 과정에서 배추의 수분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한 부분이 핵심 노하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