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7396만원 vs 중소기업 4538만원 … 격차 재확대업종·규모별 격차 확대 … 금융 9387만원·숙박 317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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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용근로자 평균 연봉이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어섰다. 숫자만 보면 임금 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된 듯 보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표정은 다르다. 기본급 인상세는 둔화됐고, 대기업 중심의 특별급여가 평균을 끌어올린 영향이 컸다. 전체 임금의 외형은 커졌지만,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른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는 점에서 ‘임금 5000만원 시대’라는 상징 뒤에 노동시장 양극화가 더 짙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원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2025년 사업체 임금인상 특징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연 임금총액은 5061만원으로 전년보다 2.9% 늘었다. 사상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어선 수치다. 다만 같은 기간 정액급여 인상률은 2.7%로 전년 3.2%보다 둔화된 반면, 특별급여 인상률은 4.3%로 전년 0.4%보다 크게 높아졌다. 겉으로는 평균 임금이 올랐지만, 실제로는 고정급보다 성과급이 평균치를 밀어 올린 셈이다.

    ◇5000만원 시대의 착시 … 기본급보다 성과급이 올렸다

    이번 통계의 핵심은 평균 임금 상승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2020년과 비교하면 상용근로자 연 임금총액은 19.9% 늘었는데, 같은 기간 정액급여 인상률은 18.7%, 특별급여 인상률은 28.3%였다. 성과급과 상여금이 기본급보다 훨씬 빠르게 늘면서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구조다. 임금총액 증가가 모든 근로자에게 고르게 체감되는 소득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배경이다.

    이는 경기와 업황의 차이가 보상 체계에 더 직접 반영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적이 좋은 업종과 대기업은 특별급여를 확대해 평균치를 높였지만, 그렇지 못한 사업체는 같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평균 연봉이 상징적 기준선을 넘었다고 해도, 노동시장 전반이 함께 올라섰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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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은 7396만원, 중소기업은 4538만원 … 격차 다시 확대

    더 뚜렷한 문제는 규모별 격차다. 2025년 300인 이상 사업체의 연 임금총액은 7396만원으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는 4538만원으로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300인 이상 사업체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300인 미만 사업체의 상대 수준은 61.4%였다. 전년 62.2%에서 다시 낮아졌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는 특별급여에서 더 뚜렷하게 갈렸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전년에 줄었던 특별급여가 지난해 5.8% 늘며 반등했고, 특별급여액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는 정액급여와 특별급여 모두 인상세가 둔화됐다. 같은 임금 상승 통계 안에서도 대기업은 성과 보상으로 치고 나간 반면, 중소기업은 고정급과 성과급 모두에서 제약을 받은 구조가 드러난 셈이다.

    이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평균 임금이 오를수록 체감 개선보다 박탈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대기업 중심의 성과급 확대가 전체 지표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이어지면, 통계상 임금 개선과 현장 체감 사이의 괴리는 더 커질 수 있다.

    ◇금융은 9387만원, 숙박·음식점은 3175만원 … 업종 양극화 심화

    업종 간 격차도 선명했다. 지난해 연 임금총액이 가장 높은 업종은 금융·보험업으로 9387만원이었다. 반대로 가장 낮은 업종은 숙박·음식점업으로 3175만원에 그쳤다. 두 업종의 격차는 6212만원에 달했다. 같은 해 전체 평균이 5061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종별 수익성 차이가 임금 수준을 강하게 갈라놓고 있는 셈이다.

    금융·보험업은 지난해 임금 인상률도 5.9%로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절대 수준 자체가 낮은 데다 상승 여력도 제한적이었다. 제조업 연 임금총액은 5428만원으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지만, 금융·보험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큰 차이가 난다. 산업별 생산성, 수익성, 성과 배분 구조 차이가 임금 격차로 고착화하는 흐름으로 읽힌다.

    시간당 임금 흐름은 더 가파르다. 지난해 상용근로자 시간당 임금은 2만7518원으로 전년보다 3.8% 올랐다. 연 임금총액 인상률 2.9%보다 높다. 이는 임금 자체가 급증했다기보다 근로시간 감소가 함께 반영된 결과다. 상용근로자 연간 소정실근로시간은 2011년 2057시간에서 2025년 1839시간으로 217시간 줄었다. 전체 임금근로자 기준 연간 실근로시간도 2025년 1846시간까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돈을 받더라도 일한 시간 기준으로 환산한 임금은 더 크게 오른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