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 25% 낮췄지만 부담 2배 ↑ … 제품가 기준 산정 탓원자재 현지화 압박 커져 … 차종별 공급망 재편 계산 복잡 부품 단위로 쪼개지는 공급망 … 국내 부품업계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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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관세를 기존 50%에서 하향 조정했지만 실질 부담은 되려 늘어날 전망이다. 과세 기준이 금속 함량에서 완제품 가격으로 바뀌면서 자동차·가전·기계 등 제조업 전반의 비용 상승이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는 차종별 공급망 재편 압박이 심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이달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관세 체계를 손질함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도 차종별 손익 재산정과 부품 조달 재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철강·알루미늄 및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 체계를 개편하는 포고령에 서명하고, 기존 금속 함량 기준이 아닌 제품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일부 파생상품 관세율은 50%에서 25% 또는 15%로 조정됐다.포고령에 따라 금속 함량이 15% 미만인 제품은 기존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대신 10% 글로벌 관세가 적용된다. 아울러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에는 파생상품 대상 품목을 수시로 추가할 수 있게 했다. 적용 기준은 선적이 아닌 통관 시점으로 설정돼 이미 출하된 물량도 통관이 늦어질 경우 새로운 관세 체계를 적용 받는다.파생상품 관세율은 기존 50%에서 25% 또는 15%로 낮아졌지만 과세 대상이 금속 원가에서 제품 전체 가격으로 확대됐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 평균 판매가격(ATP)인 3만3000달러 차량을 기준으로 철강 비중이 20%라고 가정했을 때, 기존에는 철강 부분에만 50% 관세가 적용돼 약 3300달러 수준의 부담이 발생했다. 그러나 개편 이후에는 차량 전체 가격에 25% 관세가 적용돼 약 8250달러로 2배 이상 증가한다. 세율은 절반이 됐는데 실제 부담은 2배 이상 뛰는 것이다.미국은 Annex에 포함된 HS 코드를 기준으로 관세 적용 범위를 차량과 부품, 가전, 기계 등으로 확대했다. 자동차(HS 87)뿐 아니라 기계류(HS 84), 전자기기(HS 85)까지 포함되면서 철강 보호 조치가 사실상 제조업 전반으로 확장된 셈이다.외신과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 행정부가 그간 일부 수입업체가 낮은 수입신고 가격으로 관세 부담을 줄여 왔다고 보고 제도를 손질한 것이라고도 분석한다. 아울러 금속 함량이 낮은 제품도 별도 글로벌 관세 체계로 편입되고, 산업·전력망 장비에는 한시적으로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등 과세 체계 전반의 재편이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철강 보호를 넘어 자동차·가전·기계 등 제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이번 조치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로는 자동차 산업이 거론된다. 차량은 철강과 알루미늄 사용 비중이 높고 글로벌 부품 공급망 의존도가 높아 과세 기준 변화에 민감하다. 기아의 경우 미국 내 생산 및 조달 비중이 약 67% 수준이며, 멕시코 물량까지 포함하면 최대 70~75%까지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담할지, 현지 생산으로 전환할지, CKD(반조립) 방식으로 대응할지에 대한 선택이 불가피해지면서 전략 수립이 한층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부품 조달 전략이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동일 차종이라도 생산지와 부품 구성에 따라 관세 부담이 크게 달라지게 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차종별·물량별 손익 구조를 다시 계산해 대응 방식을 달리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판매량이 많고 수익성이 높은 차종은 현지 생산 및 현지 조달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반대로 판매량이 적은 차종은 추가 투자 대신 일정 수준의 관세를 감수하는 전략이 병행될 것으로 관측된다.이 과정에서 기존의 국가 단위 공급망 구조가 흔들리고, 부품 단위로 생산지와 조달 방식을 나누는 ‘분절형 공급망’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핵심 부품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나머지는 기존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하는 방식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 생산 체계 전반의 재설계 압박이 커지는 동시에, 국내 부품업체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에도 구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업계에서는 특히 부품업체에 대한 부담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생산지 이전이나 가격 조정 등으로 대응 여지가 있지만, 부품사는 납품 구조가 재편될 경우 직접적인 물량 감소와 비용 압박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 회피를 위한 현지화 요구가 확대될수록 국내 공급망 기반의 약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