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원유 수입 75.8%↑… 비중 23.1% 역대 최고3월 벙커C유 생산 10.2% 감소, 경질중유 2배 늘어중질유 분해 고도화설비 원료난 … 수익성 악화 불가피
-
- ▲ HD현대오일뱅크 공장ⓒHD현대오일뱅크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위기로 정유업계의 원유 수입선이 미국산으로 다변화하면서 국내 정유공장의 제품 생산에 구조적 변화가 생기고 있다. 중질유에 최적화된 정제 설비에 경질유 투입이 늘어나자 고도화설비의 핵심 원료인 벙커C유 생산이 10% 이상 급감하는 등 정유사들의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27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처리원유 물량은 7914만 4000배럴로 지난 1월(9212만 7000배럴) 대비 14.1% 감소했다. 주요 중동국 원유 도입은 줄어든 반면 3월 미국산 원유 수입은 75.8% 증가해 전체 수입 비중의 23.1%를 차지했다.수입 원유가 중질유에서 경질유로 대체되며 생산량 변화도 나타났다. 원유 정제 후 고도화 공정의 원료가 되는 벙커C유 생산량은 지난 1월 718만 6000배럴에서 3월 645만 1000배럴로 10.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상대적으로 가벼운 유분을 혼합해 생산하는 경질중유 생산량은 3만 5580배럴에서 7만 1690배럴로 101.5% 증가했다.이는 미국산 경질 원유 정제 과정에서 무거운 잔사유 발생량이 줄고 중간유분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의 고도화설비의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고도화설비는 벙커C유 등 중질유를 분해해 고부가가치 제품인 휘발유나 경유로 전환하는 핵심 설비다.업계에 따르면 과거 에쓰오일은 고도화 설비에 6조 3000억 원, GS칼텍스는 5조 원, HD현대오일뱅크 역시 2조 60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업계 전체가 10조 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 결과 국내 주요 정유사들의 고도화율은 30~40%대에 달한다. 하지만 원유 수입 다변화로 경질유 수입이 늘어나며 가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여기에 글로벌 원유 수급 불안이 겹치며 정유업계의 딜레마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중동 주요 산유국인 쿠웨이트가 원유 수출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원유 공급망이 경직됐다. 중동산 대비 배럴당 2달러 이상 높은 미국산 운송비는 복합 정제마진을 깎아내리는 요인이다.상황이 이렇지만 최근 ESG 및 탈탄소 기조로 인해 기존 설비를 경질유에 맞춰 개조하거나 신규 투자에 나서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잔사유 감소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기존 아스팔트 및 선박 연료 등 내수 공급망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업계에서는 수입선 다변화의 안정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추가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등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