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자연과학·경영경제대 등 다른 학과·학부도 똑같은 문제 발생포털에 신·구 홈페이지 모두 활성화 … 서로 다르거나 '잘못된 정보' 방치네이버 문제 아닌 대학측 원인 제공 … 옛 누리집 삭제 없이 검색엔진 접근 막아놔대학 '얼굴'인데, 관리 태만 도마 위 … 대학 공신력에 타격 불가피
  • ▲ 세종대 무용과 옛 홈페이지의 교수소개란에 있는 고(故) 서차영 교수 정보 캡처.ⓒ세종대 홈페이지
    ▲ 세종대 무용과 옛 홈페이지의 교수소개란에 있는 고(故) 서차영 교수 정보 캡처.ⓒ세종대 홈페이지
    세종대학교 무용과의 ‘유령 홈페이지’ 논란이 특정 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 전체의 문제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세종대가 홈페이지 관리를 부실하게 운영하면서 다른 학과들 역시 검색포털 사이트에서 엉뚱한 옛 홈페이지로 접속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30일 현재 네이버 등 검색포털 사이트는 대학별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대학 학과별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할 수 있게 검색 결과를 표출한다. 가령, 이번에 문제가 된 세종대 무용과처럼 포털에서 검색어로 ‘세종대 무용과’를 치면 학과 홈페이지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연결 주소를 검색 화면 상단에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세종대는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옛 홈페이지를 폐쇄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어 학과 페이지를 직접 찾아 들어가면 옛 홈페이지 화면으로 연결된다. 세종대 무용과의 경우 옛 홈페이지에는 지난 2016년 7월 유명을 달리한 서차영 교수가 아직도 현직 교수로 소개되고 있다. 서 교수 생전에 사용하던 연구실 위치와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공지사항이나 갤러리 등 방문자를 위한 각종 메뉴에는 업데이트되지 않은 과거 정보들이 수록돼 있는 실정이다.
  • ▲ 세종대 음악과 옛 홈페이지 교수소개란 캡처. 일부 교수는 새 홈페이지에는 등록돼 있지 않다.ⓒ세종대
    ▲ 세종대 음악과 옛 홈페이지 교수소개란 캡처. 일부 교수는 새 홈페이지에는 등록돼 있지 않다.ⓒ세종대
    문제는 무용과뿐 아니라 다른 학과들도 같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국내 대표 포털인 네이버에서 ‘세종대 음악과’를 검색하면 최상단에 검색 결과가 표출되며 연결 서비스를 지원한다. 링크를 누르면 옛 홈페이지가 열리며 학과소개, 교수소개, 교과과정, 커뮤니티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해당 사이트에는 이렇다고 할 최신 등록 게시물이 없는 실정이다.

    교수소개란을 보면 ▲김인수(성악) ▲오은경(성악) ▲윤경희(바이올린) ▲위정민(성악) ▲최재원(바이올린) 등 총 8명이 소개돼 있다. 그러나 김인수, 최재원, 김현태(실용음악) 등 3명은 새 홈페이지는 등록되지 않은 교수들이다. 무용과처럼 동시에 활성화돼 있는 두 홈페이지가 방문자에게 전혀 다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 ▲ 세종대 음악과 옛 홈페이지 교수소개란 캡처. 일부 교수는 새 홈페이지에는 등록돼 있지 않다.ⓒ세종대
    예체능대학만 그런 것이 아니다. 자연과학대학의 경우 물리천문학과도 포털에서 검색하면 옛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교수소개란에는 새 홈페이지와 같이 29명의 교수가 등록돼 있다.

    반면 물리천문학과는 교과과정에서 차이가 보인다. 옛 홈페이지에는 2026학년도 전공 교과과정표(학년·이수구분·과목명·학점·시간)가 올라와 있지만, 새 홈페이지에는 어쩐 일인지 지난해 자료인 2025학년도 교과과정이 탑재돼 있다.
  • ▲ 세종대 경영학부 옛 홈페이지 캡처.ⓒ세종대 홈페이지
    ▲ 세종대 경영학부 옛 홈페이지 캡처.ⓒ세종대 홈페이지
    경영경제대학 경영학부는 옛 홈페이지의 경우 공지사항에 이달 6일, 취업공고에 올해 1월 자료가 등록돼 있는 등 예체능대학보다는 최신의 정보가 공유돼 있다. 그러나 교수소개란에는 옛 홈페이지에 47명, 새 홈페이지에는 44명이 각각 등록돼 있어 차이를 보인다.

    이런 대학 전반의 유령 홈페이지 논란은 세종대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네이버 등 포털의 검색 문제가 아니라 세종대가 관리를 엉터리로 하고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에서 검색 결과를 유심히 살펴보면 학과를 직접 검색했을 경우 대학 이름 옆에 ‘WebSTYLIST’라는 문구가 같이 표출된다. 웹스타일리스트(WebSTYLIST)는 2000~2010년대 초반 대학에서 많이 쓰던 웹사이트·콘텐츠 관리 시스템 이름이다. 학과 홈페이지를 쉽게 만들기 위한 내부 솔루션인 셈. 검색 결과에 이 문구가 같이 나오는 이유는 대학 서버 안에 예전 학과 홈페이지가 활성화된 채 그대로 방치돼 있기 때문이다. 검색엔진은 이를 아직 살아 있는 페이지로 인식하고 과거 노출 빈도 등을 고려해 옛 홈페이지를 우선하여 검색 결과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경우에 따라선 학과 이름을 검색했을 때 아래쪽에 ‘세종대학교’가 관련 검색어로 같이 표출될 때가 있는데, 이때 하단을 유심히 보면 ‘robots.txt로 인해 정보를 수집할 수 없습니다’란 문구가 보인다. 이는 세종대 웹사이트 운영자가 검색엔진에 해당 페이지를 읽지 말라고 설정한 것이다. robots.txt는 웹사이트 운영자가 특정 페이지나 전체 사이트에 대해 정보 수집을 허용하거나 차단할 수 있게 설정하는 파일이다. 즉 크롤러가 최신 정보를 수집하고 싶어도 세종대에서 접근을 막아놔 유령 홈페이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는 세종대 측의 관리 부실이나 통합과정의 기술적 미숙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단순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옛 사이트가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 ▲ 네이버에서 세종대 무용과를 검색했을 때 하단에 세종대에서 검색엔진 접근을 차단한 문구가 보인다.ⓒ네이버
    ▲ 네이버에서 세종대 무용과를 검색했을 때 하단에 세종대에서 검색엔진 접근을 차단한 문구가 보인다.ⓒ네이버
    네이버 측은 검색 포털은 해당 웹사이트의 소유주가 아니어서 학교 측에서 삭제 요청이나 페이지 차단 설정을 하지 않는 한 임의로 정보를 지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검색엔진이 최적의 검색 결과를 표출하도록 자체적인 알고리즘을 운영하고 있으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어 ‘서치 어드바이스(웹사이트 관리자용 도구)’를 통해 최신의 검색 결과가 노출되도록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네이버 한 관계자는 “(세종대에서) 크롤러 접근을 막아놨는데 포털에서 임의로 해당 정보를 수집해 검색결과로 노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령 홈페이지 논란은 대학의 정보 관리 부실을 넘어 수험생과 학부모에 대한 입시정보 혼선 등 대학의 공신력 문제로 번질 수 있어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 ▲ 세종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엄종화 세종대 총장.ⓒ세종대
    ▲ 세종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엄종화 세종대 총장.ⓒ세종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