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美 판매 2.1% 줄었지만 HEV 57.8% 증가, 월간 최다EV 세액공제 종료·충전 부담에 HEV 수요 확대주요 HEV 국내 생산 의존, 부품망·노사 협의 현지화 변수
  • ▲ 현대차의 투싼 하이브리드.ⓒ현대자동차
    ▲ 현대차의 투싼 하이브리드.ⓒ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4월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HEV)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HEV가 전기차 둔화기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 전략도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판매용 주요 HEV가 여전히 국내 생산에 의존하고 있어 판매 확대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려면 생산지 재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4월 미국 판매는 15만9216대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8만6513대, 기아는 7만2703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는 줄었지만 HEV 판매는 4만1239대로 전년 대비 57.8% 늘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다치다. 

    친환경차 전체 판매는 4만8425대로 47.6% 늘었고,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한 비중도 30.4%까지 올라갔다. 현대차 HEV는 2만1713대로 47.7%, 기아 HEV는 1만9526대로 70.0% 증가했다. 

    지난해 9월30일 7500달러 세액공제 종료 이후 미국 전기차 판매 비중은 9.6%에서 6.5%까지 낮아졌다. 충전 인프라와 충전 시간에 대한 소비자 불안도 남아있다. 최근 중동 리스크에 따른 휘발유 가격 상승도 HEV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혼다도 지난 4월 미국 HEV 판매가 4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토요타 툰드라 HEV도 9.8% 늘었다. HEV는 기존 주유 인프라를 그대로 쓰면서 연비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다. 미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대형 차량에서도 전기차보다 진입 장벽이 낮다.

    다만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대차그룹의 HEV 전략은 생산지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가 늘어도 한국 생산 물량을 수출하면 관세 부담이 수익성을 깎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용 HEV 생산은 여전히 국내 의존도가 높다. 미국서 판매가 늘어난 주요 HEV 모델인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와 투싼, 기아의 스포티지, 쏘렌토 HEV 역시 현재까지 국내 생산으로 파악된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은 지난 2024년부터 5세대 싼타페를 생산하고 있고, 기아 조지아 공장은 올해 중반부터 텔루라이드 HEV를 투입한다. 다만 엔진·모터·배터리팩 등 하이브리드 핵심 부품까지 현지에서 아우르는 통합 생산 체계는 아직 제한적이다. 

    특히 HEV는 엔진과 모터, 배터리팩, 전력제어부품이 맞물려 작동하는 복합 파워트레인 구조를 갖고 있어 생산지 전환이 곧 부품 공급망 재편을 의미한다. 기존 국내 부품망을 미국으로 옮기려면 협력사 투자와 물류 재편, 품질 검증, 원가 재산정이 필요해 계산이 복잡하다. 

    현재로서는 하이브리드 핵심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 공장으로 보내고 현지에서 최종 조립하는 방식이 절충안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부품 관세와 물류비 부담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원가 변동성과 더불어 재고 관리와 납기 대응도 복잡해진다. 현지 수요 변화에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현지 생산 확대 효과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국내에서 만들던 차종을 미국에서 병행 생산하면 국내 생산 물량 축소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 국내 생산 차종을 해외에서 병행 생산하거나 해외 공장에 새 차종을 투입할 때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 일례로 기아 노조는 EV9의 미국 조지아 공장 병행 생산을 두고 사전에 노조에 통보하고 고용안정위원회에서 노사의견이 일치한 뒤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