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장손 이재현 회장 모두 불참조촐한 분위기 속 그룹사별 참배 시간 나눠

  •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26주기 추모식이
    그 어느 해보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해외출장으로,
    호암의 장손인 이재현 CJ 회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삼성과 CJ측이 추모식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를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였는데,
    올해는 별 다른 충돌 없이 진행됐다.

    범삼성가 그룹사들도 오전과 오후로 나눠
    참배를 오기로 해, 다소 한산한 모습마저 감돌았다. 

    여러모로 차분한 26주기 이병철 선대회장의 추모식
    19일 오전부터 경기도 용인 선영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오전 9시쯤 삼성 오너일가가 먼저 도착했다.
    삼엄한 경계 속에서 검은색 차량 5대 가량이 선영에 있는
    호암미술관으로 들어갔다.

    여기에는 <홍라희>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장녀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타고 있었다.

    취재진들을 막는 철통같은 보안 때문에
    이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검은색 에쿠스를 타고 도착했다.
    추운 날씨 탓에 검은 외투에 자주색 목도리를 두르고 온
    이 부회장의 모습이 멀리서 목격됐다.

    삼성 오너 일가는 참배를 마치고
    한 시간쯤 뒤인 오전 10시에 선영을 빠져나왔다.

    오전 11시부터는 삼성그룹 경영진들이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병철> 선대 회장의 호암정신을 되새기고
    각오를 다지자는 것이 목적이다.


  • #. 이건희 삼성 회장, 이재현 CJ 회장은 왜 안 왔나?

    이건희 회장은 지난 3일 미국 출장을 떠나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탓에
    이번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이 회장은 5년 만에 선대 회장의 추모식에
    불참하게 된 것이다.

    삼성 특검 직후인 2007년과 2008년에 이 회장은
    추모식에 오지 못했지만,
    2009년부터는 매년 참석해왔다.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해외에 체류 중인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회장의 귀국 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지만,
    올해 연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장손인 이재현 CJ 회장도
    여러 가지 이유로 불참할 수밖에 없게 됐다.

    비자금 조성 및 탈세,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재현 회장은 신장이식 수술 후 현재 입원중이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달 31일 퇴원했으나,
    면역억제제 복용에 따른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돼
    지난 10일 재입원한 상태다.

    구속집행 정지상태지만 치료중이어서
    추모식 참석이 어려운 상태다.

    #. 지난해 보다 조용한 또 다른 이유

    <이병철> 선대회장의 추도식은
    삼성, CJ, 신세계, 한솔그룹 등
    범 삼성 오너 일가가 모이는 가족행사로 진행돼 왔다.

    지난해부터 삼성그룹은 각 그룹마다 따로
    참배하는 방식
    으로 가족행사를 바꾸고,
    CJ 이재현 회장 측에 선영 인근의 출입문 사용을 금지했다.

    그 배경에는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재산 반환 소송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이재현> 회장측은 설전을 벌이다가,
    결국 추모식에는 불참하게 됐다.

    최근 상속 소송을 놓고 두 그룹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면서,
    이번 추모식도 그룹사별로 각각 진행되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에는 삼성 오너일가가 먼저 참배를 하고,
    오후에 한솔그룹, 신세계 그룹 등이 참석했다.

    <이병철> 회장의 이번 추모식이 유독 조용하게 느껴지는 이유기도 하다. 

    CJ측은 선영 방문을 하지 않지만
    이날 저녁에 따로 제사를 모시며, 선대회장의 뜻을 기린다고 전했다.

    선영에서 열리는 추도식은 삼성그룹와 호암재단 중심으로 열렸지만,
    제사는 장손인 CJ 이재현 회장이 지내왔다.

    사진= 연합뉴스
    (위, 아래)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으로 홍라희 리움 관장을 태운 차량이 들어오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