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움츠러들어...이자 등 [非소비지출] 큰 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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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이 장기화되면서미래에 불안을 느낀 사람들이교육비·식료품 같은필수품 소비까지 줄이고 있다는 내용의통계가 나왔다.[한국은행]은[가계금융·복지조사] 조사 결과를 통해20일 이같이 발표했다.조사 결과는경기 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의 여파로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특히소비가 움츠러든 채연금·이자와 같은 비(非)소비지출이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소득 낮을 수록 빚 늘어집값 하락의 여파로빚을 내 집을 산 사람은 감소한 반면,전셋값 급등으로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새로 빚을 낸 사람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거주 주택 등부동산을 마련하기 위해빚을 낸 사람의 비율은50%를 차지했는데,이는 작년(52.1%)보다 줄어든 수치다.반면,전·월세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빚을 낸 사람들은작년 5.8%에서 올해 6.2%로 늘었다.다른 빚을 돌려막기 위해 빚을 냈다는 사람도2.4%에서 3.1%로 늘었다.저소득자의 빚이 급격히 늘고,고소득자의 빚 부담이 줄어드는빚 부담의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졌다.소득이 하위 20%인1분위 가구의 부채는올해 1,246만원으로1년 사이에 24.6% 늘었다.소득이 하위 20~40% 사이인 2분위 가구도3,330만원의 빚을 지고 있어1년 전보다 16.3% 증가했다.반면 상위 20%인5분위 고소득 계층의 부채는지난해 1억3,723만원에서올해 1억3,721만원으로 조금 줄었다.“고소득자들마저 경기 전망이 좋지 않다고 여겨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경제가 활력을 잃었다는 것을여실히 보여준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은4,475만원으로 5.7% 늘었지만처분 가능한 소득은3,645만원으로 4.9% 증가에 그쳤다.부채는 6.8%가 늘었기 때문에소득 증가가 부채 증가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이로 인해가계의 재무건전성 비율(금융부채를 처분 가능 소득으로 나눈 수치)이지난해 106%에서올해 108.8%로 악화됐다.◇ 이자 갚느라 소비 못 해돈 씀씀이 쪽에서는비(非)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목적이 아닌공과금·연금·이자 등으로필수불가결하게 써야 하는 지출 내역이늘어났다는 의미다.이런 비소비지출은작년에 가구당 평균 757만원에서올해 830만원으로 9.6% 증가했다.공적연금 및 사회보험료로 260만원,세금과 이자비용으로 각각 193만원을 냈다.전년 대비 증가율은세금 3.6%,공적연금·사회보험료 8.7%,이자비용 6.8% 등이다.반면 소비지출은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전체 가구의 평균 소비지출은 2,307만원으로1년 전보다 5만원(0.2%) 늘어나는 데 그쳤다.필수 지출 항목인교육비(-2.9%)와 식료품(-2%)에 쓰는 돈마저 줄었다.“이자를 갚고 연금을 내느라소비심리가 위축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전환되는 데걸림돌이 되고 있다”- 고가영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가구 21.4% [빈곤] 상태이번 조사에서는전체 가구의 16.5%가 빈곤층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빈곤층에 속하는 비율(빈곤율)은처분 가능한 소득이중위소득(소득을 일렬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위치하는 소득)의절반에 못 미치는 사람들의 비율을 말한다.조사 대상 가구의 21.4%는최근 2년 사이한 해라도 빈곤 상태를 경험했고,이 중 절반이 넘는 11%는2년 연속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2년 동안 빈곤층에서 탈출한 사람들(5%)보다새로 빈곤층으로 진입한 사람들(5.4%)의 비율이더 높게 나왔다.특히 1인 가구의 빈곤율은 49.6%에 달했다.한편,가계금융·복지조사는기존 가계금융조사에 복지 부문을 추가해지난해 처음으로 실시됐다.두 번째인 올해부터는전년도와 추이를 비교해 볼 수 있게 됐다.조사는
지난 4월2만명을 상대로 심층적인 인터뷰를 통해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