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보다 200배 강하고, 실리콘보다 전기 100배 잘 통해 2015년부터 본격 상용화 가능성, 상품 기술 연결이 관건
  • ▲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 연구팀은 지난 3월 12일 휘어지는 반도체 신소재인 [그래핀] 기판 위에 초미세 2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패턴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 연합뉴스
    ▲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 연구팀은 지난 3월 12일 휘어지는 반도체 신소재인 [그래핀] 기판 위에 초미세 2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패턴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 연합뉴스


    휴대폰을 반으로 딱 접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다면?

    종이처럼 얇은 전자종이가 등장한다면? 

    먼 훗날 이야기처럼 막연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시대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접는 스마트폰, 전자종이도
    미래에는 당연한 기술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 기술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래핀]이라는 신소재 입니다.

    꿈의 소재라는 별명도 갖고 있습니다. 

    #. 그래핀은 어떤 특징이 있나?

    그래핀은 흑연에서
    0.2mm를 얇게 떼어낸 신물질입니다.

    6각형의 벌집모양으로 탄소를 층층이 쌓아올린
    구조를 한 흑연에서 한 겹을 가장 얇게 떼어낸 것입니다.

    이 물질은 물리적, 화학적 안정성이 매우 높습니다.

    강철보다 200배 이상 단단합니다. 

    탄소섬유는 실과 같지만 그래핀은 분말 상태라
    철이나 플라스틱, 나일론 등과 섞어 사용하면,
    강도가 10~20배 정도 더 세질 수 있습니다.

    전기가 잘 통하는 특징도 갖고 있습니다. 

    반도체로 주로 쓰이는 실리콘보다도
    전자의 이동성이 100배 이상으로 빠르고,
    열 전도성은 다이아몬드의 2배에 달합니다. 

    기존 소재와 달리 강하고, 열과 전기가 잘 통해
    활용도가 높은 물질입니다. 

    여기에 신축성까지 뛰어나 아무리 변형시켜도
    전기 전도성을 잃지 않습니다. 

    그래핀이 미래의 신소재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 그래핀 개발 어디까지 왔나?

    그래핀은 2004년에 처음 발견됐습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와
    안드레 가임 교수 연구팀이 스카치테이프의 접착력을
    이용한 방법으로 흑연의 표면층을 한층 떼어낸 것입니다. 

    이들 교수는 그래핀을 발견한 지 6년 만인
    지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물리, 화학, 재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소재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입니다. 

    과학계가 그래핀을 발견한 지 채 10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관련 연구는 빠른 속도로 진행 중입니다. 

    그래핀 관련 핵심특허는
    미국에 이어 한국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영국 BBC방송에서 보도한
    그래핀 관련 세계 특허동향 분석에 따르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의 특허 개수가 1위 (407건)로
    2위인 미국 IBM (134건)의 특허보다 3배가 많습니다. 

    국내 기술진의 그래핀 연구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본격적으로 그래핀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
    입니다. 

    현재는 [휘어지는 투명 디스플레이]
    응용되어지고 있습니다. 

    탄성이 뛰어나 늘이거나 구부려도
    전기적 성질을 잃지 않아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재료로 안성맞춤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휘어진 스마트폰을
    각각 출시했습니다. 

    상하와 좌우가 휘어진 형태로 된 기기입니다. 

    이들 기기가 디스플레이를 휠 줄 아는 기술 인증용에 가깝다면,
    실제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는 
    이르면 내년이나 내후년 쯤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핀은 현재 휴대폰에 사용되는 고가의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대체할 유일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올레드에는 가격이 매우 비싼
    인디움(원자번호 49인 희귀 금속원소)이 사용됩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그래핀은
    인디움을 대체할 수 있는 재료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 그래핀이 중요한 이유 

    그래핀은 휘어지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이차전지나 태양전지,
    센서, 방열소재, 초경량고강도 복합소재,
    자동차 부품 및 조명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이 가능합니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응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 얘기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소재를 누가 먼저
    상품기술로 완성시키느냐는 것입니다. 

    이를 성공한 기업이 향후 미래 기술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핀은 2015년쯤 시장에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며,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2030년에는 전 세계 600조원 규모의
    그래핀 시장이 열린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향후 산업을 이끄는 힘은
    바로 그래핀이라는 소재 안에 있는 것입니다.

    한국은 그래핀 기술을 통해
    그전에는 없었던 핵심원천 소재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향후 그래핀 특허 전쟁에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사진=연합뉴스]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 연구팀은 지난 3월 12일 휘어지는 반도체 신소재인
    [그래핀] 기판 위에 초미세 2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패턴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