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리퍼블릭, 달팽이 점액 여과물 등 특이 성분 '관광객 호응높아'
더페이스샵, 40대 이후 중년고객에게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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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의 여파로 백화점 화장품 고가라인 소비는 뜸해진데에 반해, 중저가 브랜드숍의 프리미엄 라인을 찾는 소비자들은 부쩍 늘어 관련 업체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은 지난 2013년 약 10조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 중 대표적인 화장품 유통채널로 자리잡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은 전체 시장의 약 30%를 차지한 3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백화점 고가 라인의 매출 의존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고가 제품들이 매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해 까지만해도 설화수, 헤라 등의 제품이 매출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저가 제품에도  고급 원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제품을 사들이는 소비자들이 백화점 제품을 쓰는 듯한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서진경 과장은 “불황이 지속되다 보니 방판 채널을 필두로 하는 고가 화장품 시장은 예전처럼 활성화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반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은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프리미엄 라인이더라도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주지 않아 소비자 호응이 높다"며 "특히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더페이스샵 등 이들 중저가 브랜드숍은 각 브랜드별로 [콘셉트]도 다른데다 제품에 맞는 [소비자 층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프리미엄 라인이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더욱 인기라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한 관광객들이 [달팽이 점액 여과물]과 같은 특이 성분이 들어간 고기능성 제품을 선호하는 편으로 관광상권과 면세점에 [스네일 솔루션]과 [어드밴스드 셀부스팅] 라인 등을 전면에 배치했다.

[스네일 솔루션 70 크림 기획세트]는 청정 지역의 고농축 달팽이 점액 여과물이 70% 함유된 미백과 주름개선 등 [이중 기능성의 피부 집중케어 라인]이다.
 
특히 외부 환경에 자극받은 피부를 케어해 본연의 건강한 피부를 되찾는데 도움을 주며, 칙칙한 피부톤과 탄력 개선, 윤기 부여 등 다양한 피부 고민에 따른 솔루션을 제공해 약해진 피부 장벽 강화를 도와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생활건강 계열의 더페이스샵은 지난 2003년 첫 출범 시기, 비쌀수록 좋은 화장품이라는 소비자 인식에
[가치소비], [합리적 소비]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가격이 저렴하지만 고품질 제품]을 제공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여기에 사회적 트랜드로 자리잡은 [자연주의] 콘셉트를 내세우고, 이에 부합하는 제품들을 선보여 국내를 비롯해 해외시장에서도 선전해 지난해 매출 5230억 원을 기록했다.

더페이스샵은 초반에 낮은 가격대와 어린 연령층 유입이 많은 상권에 입점하는 등 20대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점차 구매력이 높아지는 [중년여성을 고객으로 타깃을 확대]해 관련 제품을 늘리고 이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예컨데 더페이스샵의 지난해 고객 데이터를 살펴보면 40대 이상 중년여성 고객 비중이 34%를 차지했다.

더페이스샵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 중에서 유독 관심을 끄는 원동력은 [30~40대 이후 고객을 겨냥한 고급화 전략]에 있다.

중년 고객의 니즈에 맞춘 [프리미엄 한방 및 발효] 고기능성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것.

프리미엄 한방 라인 [명한 미인도]는 지난 2008년 첫 출시 이후 지난해 여성 스킨케어 제품 매출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꾸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 페이스샵 관계자는 "지난 2010년 LG생활건강에 인수된 이후부터는 [후], [수려한] 등 프리미엄 한방 제품을 개발한 LG생활건강 한방연구소의 기술력을 더해, 중년을 비롯한 전 연령층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중년여성 타깃의 최고가 라인 [명한 미인도 더할나위없는 환생고 골드] 3종은 2009년 첫 출시한 [명한 미인도 더할나위 없는 환생고] 라인을 리뉴얼 출시한 것으로, 리뉴얼 전 월평균 1만 개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라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에는 리뉴얼 전년 동월 대비 [약 70% 이상] 매출이 급증했다.

아모레퍼시픽 계열의 자연주의 콘셉트 화장품 이니스프리는 소비자들의 피부 고민 해결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들을 적극 출시해 왔다.

이 중 지난해 이니스프리의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프리미엄 제품 2종이 눈에 띈다.

[자연발효 에너지 에센스]와 [에코 사이언스 링클 스판 에센스]로 이는 동일 브랜드 내 평균 판매가에 비해 고가 제품임에도, 지난 2013년 이니스프리의 10대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두 제품은 옛 문헌과 사례에 근거한 [스토리]를 가진 제품이며, 믿을 수 있는 [청정지역의 원료]가 이니스프리의 오랜 기술력과 만나 탄생한 제품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최근 워터타입 에센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소비자들의 품질을 향한 니즈 역시 견고해진 게 현실"이라며, 이를 충족시키고자 청정 지역 제주에서 자란 푸른콩 발효원액 91%를 함유한 순한 발효 화장품으로 자연발효 에너지 에센스를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니스프리 측은 이들 제품이 이니스프리 온, 오프라인 매장에서 계절과 연령대에 관계없이 꾸준히 베스트셀러에 랭크되고 있으며, 재구매율이 높은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에코 사이언스 링클 스팟 에센스]는 눈가 전용 주름 기능성 제품으로 제주 바다의 참미역과 모자반 추출물을 담아 비타민 A 성분과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해 [노화방지와 피부 방어력 증대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니스프리 마케팅팀 김윤혜 팀장은 "가격대비 성능효과비의 줄임말인 [가성비]가 구매여부를 좌우할 만큼 시장은 합리성을 중시하고 있다. 가격에 개의치 않고 고기능성 제품을 중시하는 기호도는 높아지는 한편 제품의 성분과 첨가량까지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의 안목 역시 날이 갈수록 예리하고 깐깐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갈수록 연령대로 구분됐던 소비자층의 간격 역시 모호해지고 있어 중저가 제품들로 시장을 선점하던 브랜드들이 잇따라 고가의 프리미엄 라인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관련업계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다양한 피부고민을 해결하고 폭넓은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고기능성 프리미엄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샤는 지난 2008년 [타임 레볼루션] 라인을 론칭하면서 현재까지 프리미엄에 집중하고 있다.

미샤의 기초제품(스킨, 로션, 크림, 에센스, 아이케어) 총 96종 중 4만원 이상의 제품은 15종에 달하는 반면, 1만원대 제품은 31종으로 줄어들었다.

미샤 콘셉트 역시 [고기능성 제품]을 바탕으로 20대 초반에서 현재는 중년층으로까지 고객층을 넓히면서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미샤 허성민 마케팅 기획팀장은 "한 때 제조원가 상승으로 비용문제가 누적된데다 고객 만족도가 답보 상태였던 적이 있었다"며, "비슷한 가격대와 제품으로 극심한 경쟁을 벌이는 중저가 브랜드숍 시장에서 미샤만의 강점을 찾기가 힘들었기에 이에 따라 저가 라인을 거의 없애고 용기도 싹 바꾸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품 구성을 고기능성으로 재편하고 타깃 고객층을 35세까지로 설정했다"며, "저가로 각인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핵심 제품을 완전히 새로 설정하는 작업을 과감히 진행하자 소비자 호응이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