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전 마지막 금통위 개최…금리 바꿔야 할 긴급성 없어


한국은행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김중수 현 총재의 임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해야만 할 특별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란 전망이다.

금융권은 이주열 차기 총재 후보가 다음 주 청문회에서 경기와 물가 상황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나타낼지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2.50%)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경기와 국내 경기가 모두 점진적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전히 물가 수준이 낮아 금리를 인하하거나 인상할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있었지만 강도가 세지는 않았다"며 "경기 개선 추세에 대한 이견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주장이 나오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좋아지고, 지난해보다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은 맞는데, 물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라며 "금리를 서둘러 인상해야 할 긴급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중수 총재의 임기가 이달에 끝난다는 점은 동결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1999년 통화정책 운용방식을 통화량 중심에서 금리 중심으로 바꿨다.

당시 재임 중이던 전철환 전(前) 총재와 2002년 취임한 박승 전 총재, 2006년 취임한 이성태 전 총재의 사례를 살펴보면 현직 총재가 퇴임하기 전 마지막 금통위와 신임 총재가 취임한 이후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조정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시장 전문가들의 눈은 오는 19일 예정된 이주열 신임 총재 후보자의 청문회에 더 쏠려 있다.

이 후보자가 경기 회복세와 최근의 디플레이션 가능성 우려 등에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밝힌다면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내부 출신인 이 후보자의 청문회가 '신상털기'식 보다는 정책 청문회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는 점 또한 이번 청문회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윤여삼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이 후보자의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관심이 쏠린다"며 "통화 완화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정도의 발언은 예상되는데, 여기에 액션 플랜(행동계획) 같은 것을 함께 이야기할지도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박종연 연구원은 "정치권은 경기에 대한 판단, 물가가 낮은 현상에 대한 설명 등을 들어보려 할 것 같다"며 "시장은 후보자의 성향을 매파에 가깝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중립적인 발언이 나온다면 오히려 '통화정책이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