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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내지 차주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철강업계가 분주하다. 주총은 주식회사 주주들의 최고 의사결정회의다. 각 업체마다 상정되는 안건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1년 사업계획'을 주주들에 검증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14일 오전 9시 서울시 강남구 포스코센터 서관 4층 아트홀에서 제 46회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5년간의 정준양 회장체제를 마감하고 권오준號의 닻을 올리는 날인만큼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주총에는 크게 3가지 안건에 대한 승인이 있을 예정이다. 각 내용은 △제 46기(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 이사 선임의 건 △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사내이사 선임의 건'이다. 현재 정 회장을 비롯해 5명으로 구성된 사내 등기이사 중 장인환 부사장을 제외한 4명이 교체된다. 이날 주총에선 권오준 차기회장 후보,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부사장, 윤동준 포스코 전무가 새롭게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다.
사외이사직에는 이영선 전 한림대 총장과 한준호 삼천리 회장이 물러난다. 신임사외이사로는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과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선임된다.
이에 앞서 권 회장후보가 지난달 국민연금공단을 방문했다는 점도 화제다. 국민연금은 포스코의 지분을 7.54% 보유 중인 대주주다. 권 회장후보는 국민연금 측에 포스코의 개혁방향을 제시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경영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때 '거수기'에 불과하다 비난받던 국민연금이, 최근 주총서 실력행사를 하고 있는 상황과 연결 된다. 만도의 지분 13.41%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지난주 신사현 대표의 연임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이에 권 회장후보는 최근 악화된 실적에도 '우선 믿고 지켜 봐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도 14일 오전 10시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 호텔 1층 연회장에서 49회 정기 주총을 연다. 의안 내용 역시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으로 같다. 현대제철에서는 1명의 사내이사만 교체될 예정인데, 그 주인공은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다. 빈자리는 강학서 현대제철 부사장이 맡는다.
정 회장은 9년째 맡아오던 현대제철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게 된다. 이를 두고 정 회장이 보수가 공개되는 것이 꺼려져 물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법이 바뀌어 올해 3월부터는 등기이사 보수가 5억 원 이상일 경우 의무적으로 공개해야하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해 3고로 완공에 이어 하이스코 합병이 완료되는 등 굵직한 사업이 마무리됐다"며 "정 회장이 앞으로 자동차 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외에도 정 회장이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움직임이란 관측도 있다. 정 부회장은 과거 경영악화에 허덕이던 기아차를 정상궤도에 올리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자동차 산업에 대한 검증을 마친 만큼, 정 회장은 제철산업 지휘봉을 정 부회장에 넘겨 다시 한 번 성과를 내보란 주문이란 뜻이다.
동국제강은 오는 21일 9시 서울시 중구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제60회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이날 주총에선 남윤영·장세욱 동국제강 사장이 재선임될 예정이다.